경제장관을 지냈고 야당 국회의원까지 한 강봉균 경제정책통이 새누리당의 군사(軍師)가 되어서 선거전을 지휘한다. 독일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경제민주화를 외치다가 현재 더민주당으로 건너가 총선을 지휘하는 김종인 대표. 두 경제통 사이에 불꽃 튀는 정책전쟁이 벌어진다. 둘 다 70세 중반의 `머리 허연 노장`들이다.
김 대표는 2012년 대선때부터 줄곧`경제민주화`를 외치니 `흘러간 옛노래`란 반응인데, 강 위원장은 `한국형 양적완화`란 새 메뉴로 시선을 끈다. 정당들과 정부와 한국은행 사이의 논쟁을 이끌어낸 것 자체로도 지장(智將)이란 별명에 값할만 하다. 어떤 정책이든 `완벽한 것`은 없고 찬·반논란이 벌어지는데, 그 정책이 선거후 실현되느냐 하는 것은 `차후의 일`이다.
`한국형 양적완화`란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필요한 부문에 주자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채권을 사들여서 돈을 풀면 기업구조조정이 쉽게 되고,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담보대출 증권을 판 돈으로 가계대출을 20년 장기 분할 상환으로 전환하면 가계부채를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종인 대표는 “여당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못 잡고 있다. 미국, 일본, EU 등이 그 정책을 폈지만 효과 없었다” 했고, 강 위원장은 “김 대표야 말로 진짜로 세계경제 상황을 모른다. 중국까지 양적완화를 한다”했다.
“경제민주화란 포퓰리즘이다” “양적완화야 말로 진짜 포퓰리즘이다” “양적완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 “헌법도 안 읽어본 모양” “돈 찍어내라 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친다” “선진국들은 중앙은행 독립성이 없어서 양적완화를 했나” “금리 인하 효과가 바닥났을 때나 양적완화를 한다” “지금은 경제이론이 안 통하는 시대다. 충격요법이 필요하다” “돈을 풀면 인플레가 온다“ “급전이 필요한 부문에 제한적으로 수혈한다. 지금은 디플레가 걱정”
민생을 위한 논쟁은 선거 끝난 후 종전(終戰)될 것이 아니라 계속되어서 결론을 이끌어내야 한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