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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지호락(知好)

등록일 2016-03-04 02:01 게재일 2016-03-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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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천지가 얼어붙었다. 한 겨울의 엄동설한과 살을 깎는 삭풍을 이겨낸 매화가 막 눈뜨는 참 귀한 봄의 기운이 산천에 익어가고 있다.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탐매여행을 떠날 것이다.

세상살이가 물질적 풍요와 물신 숭배의 혼탁스러움으로 타고난 착하고 선한 천품마저 빼앗아버렸다. 이 시대를 건져낼 수 있는 고전들은 영원히 살아있다. 한 말씀 한 구절이 촌철살인이며 혼탁세상 청정제이다. 서투르고 다듬어지지 않는 둔한 붓끝이지만 인간학의 첫 번째 영원한 고전 논어를 우리 생활 속에 다시 살아나게 할 일이다. 논어는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에서 시작하여 제20장 예의범절과 인간의 도리로 끝내고 있다.

공자께서는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고 하셨다.

같이 즐기며 살고 싶어 첫 번째 글제로 택하였다. 아는 것과 좋아하는 것 즐거움의 대상은 학문과 도만이 아니다. 문화예술 그리고 세상만사 모든 것들이다.

문자와 눈으로 말로서만 아는 것이 아니라 내면을 좋아하게 되고 사유하게 되면 진정 좋아하게 된다. 그 연휴에야만 언어와 형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으로 진정된 열락의 즐거움에 이르게 된다. 내면으로 완전히 육화된 즐거움이 인생의 참맛이다.

우리 모두는 한번의 인생을 참되게 즐기며 살아갈 의무가 있다. 즐기며 살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한다. 찾는 순간 인생을 제대로 살기 시작하는 것이며, 새롭게 눈 뜨는 일이며, 제2의 인생의 출발점이다. 이 봄에 같이 길 나설 일이다.

솔뫼 정현식<서예가 ·솔뫼서예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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