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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음악 떠나 산 적 없었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6-03-02 02:01 게재일 2016-03-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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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서 가수로 돌아온 윤항기<BR>내달 데뷔 55주년 기념 콘서트

“한국의 그룹사운드가 굴곡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그룹을 지킨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그 덕인지 지금 K팝은 세계적인 음악이 됐고, 씨엔블루같은 후배들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네요.”

목회자에서 가수로 돌아온 `그룹사운드의 원조` 윤항기(73)가 오는 4월 데뷔 55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공개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윤항기는 “한국에서는 원로 가수들을 `뒷방에 있는 가수`라고 생각하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며 “55주년 기념 앨범을 낸 김에 뭔가를 해보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한국 최초의 그룹사운드`라 불리는 키보이스의 멤버로 시작해 여러 히트곡을 남긴 윤항기는 이번 콘서트에서 자신의 음악적 발자취를 돌아볼 예정이다.

“55주년 콘서트는 기념적인 공연이 될 겁니다. 데뷔했을 때 미8군 부대에서 부른 곡부터 55주년 기념 신곡 `걱정을 말아요`까지 순서대로 선보일 생각이에요. 콘서트 제목이 `나의 노래, 나의 인생`이거든요. 제목에 맞게 노래마다 얽힌 이야기도 들려 드릴 겁니다.”

1959년 데뷔한 윤항기에게 올해는 사실 데뷔 57주년이다. 2년 전인 55주년 때 골든 앨범을 낸 윤항기는 그 기념으로 공연을 기획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미뤄졌다.

뮤지컬 배우 겸 가수 윤복희의 오빠이기도 한 윤항기는 1959년 작곡가 김희갑이 악단장으로 있던 에이원쇼를 통해 데뷔했고 1964년 키보이스를 결성했다. 키보이스의 앨범 `그녀 입술은 달콤해`는 국내 그룹사운드의 첫 앨범으로 알려져 있다. 윤항기는 자신을 “외국인 앞에서 노래를 부른, K팝의 최초”라고 평했다.

1971년 `윤항기와 키브라더스`를 결성한 그는 이후 `장미빛 스카프`, `별이 빛나는 밤에`, `나는 어떡하라구`, `해변으로 가요` 등 여러 히트곡을 남겼다. 그러다 1986년 발표한 `웰컴 투 코리아`를 마지막으로 음악 활동을 중단했다.

이듬해부터 신학을 공부한 윤항기는 30여년 간 가요계를 떠나 목회자이자 예음예술종합신학교 총장으로 있었다. 그러다 2014년 목회자에서 은퇴했고, 그해 신곡 `걱정을 말아요`를 담은 55주년 골든 앨범을 발표했다.

“데뷔하고서 지금까지 단 하루도 음악을 떠나 산 적이 없어요. 성직자로 보낸 30년 동안에도 대중적인 교회 음악, CCC를 알리는 데 힘썼죠. 그렇게 제 삶을 음악으로 연결해 보니 참 멋있더라고요. 대중음악의 변천사도 이야기할 수 있고, 참 스토리가 재미있게 나왔습니다.”

10대 때부터 미군부대 안에서 구두닦이와 심부름을 하면서 미국 음악에 큰 영향을 받은 윤항기는 로큰롤과 블루스, 록발라드, 트로트를 넘나드는 음악을 선보였다. 비틀스 등 해외 록밴드의 음악을 닮았으면서도 트로트처럼 한국인의 귀에 잘 들어오는 선율과 가사를 썼다.

그가 작사·작곡하고 동생 윤복희가 부른 `여러분`은 지금 활동하는 까마득한 후배들도 자주 리메이크할 만큼 넓은 공감대가 있다. 윤항기는 “제가 쓴 곡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별이 빛나는 밤에`”라고 소개하며 한 소절을 즉석에서 불렀다.

윤항기는 “1980년대 활동할 때까지만 해도 공연이나 방송을 한다고 하면 팬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30년을 쉬었다 다시 콘서트를 하려니 두려움이 앞선다”면서도 “올해는 전국의 팬들이 공연을 함께할 수 있도록 전국 투어를 할 생각이고, 앞으로 60주년까지도 콘서트를 이어갈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4월30일 오후 3시와 7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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