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처벌 감수 상당액 은닉 가능성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6-01-19 02:01 게재일 2016-01-19 1면
스크랩버튼
안동봉화축협 사기대출 60억대 어디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사기를 벌인 뒤 잠적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안동봉화축협 대출담당 직원 이모(41)씨<본지 12일자 1면 등 보도>가 가로챈 수십억 원대 돈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밤의 황제`로 탕진도

사채 덫에 걸린 정황

경찰 사금융쪽 수사 확대

이 씨는 지난 2013년부터 2년간 자영업자와 주부 등 지인 40여명으로부터 100여 차례에 걸쳐 25억원을 투자금 명분으로 가로채, 사기 및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 가운데 7건은 당사자 몰래 서류를 허위로 꾸며 불법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된 수법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이나 지인들에게 접근해 거액을 빌리도록 알선한 뒤 그 돈을 투자금 명목으로 되가져 간 것.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피해액 외에도 피해자들이 본지기자에게 털어놓은 금액만도 30여억원대가 훌쩍 넘는다. 일부는 남편 등 가족들에게 알려질 것을 우려해 쉬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피해액은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들에게 죄송하지만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다” 고 진술했다.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로 갔을까. 처갓집 등 친인척 일가에도 10억원대의 돈을 빌려 쓴 것으로 알려진 이 씨. 겉으로 드러난 돈만 60여억원 대에 달하는 돈을 어디에 썼을까.

대부분 피해자들은 이 씨가 사법적 처벌을 감수하고 아예 작정을 하고 계획적으로 돈을 가로채 은밀한 곳에 숨겨뒀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일부는 이 씨가 이 돈을 유흥가에서 탕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가 안동시내 유흥가 밀집지역인 옥동 일대에서 돈 잘 쓰는 `밤의 황제`로 불렸다는 게 그 근거다. 그러나 주식투자나 도박에 관심이 없었던 이 씨가 그 많은 돈을 유흥에만 모두 탕진하기에는 피해액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찰과 피해자 등에 따르면 이 씨는 이번 투자사기를 벌이기 전인 지난 2010년 초기 사채시장에 처음으로 손을 대기 시작했다.

처음 사채시장에서 3천만 원을 빌렸지만 형편이 여의찮아 여러 대부업체로부터 돌려막기 식으로 돈을 빌려 썼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 못해 불법대출을 시도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그 근거로 이 씨는 1주일에 700만~800만원씩, 한 달 3천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사채업자들에게 갚은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문제의 사채는 법정이자 수십배에 이르는 연리 최대 2천%의 불법 고리채였다.

경찰도 바로 이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동경찰서는 이 씨가 `사채의 덫`에 걸려 고수익 투자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안동지역 불법 사금융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