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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산물·숙박업 호재 기대… 쇼핑·의료 등은 `빨대효과` 우려

고세리기자
등록일 2016-01-11 02:01 게재일 2016-01-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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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복합환승센터 구축 등<BR>편의시설 확충 `발빠른 대처`<BR>쇼핑 인프라 열악한 포항·경주<BR>지역민 원정쇼핑 등 우려 커<BR>다양한 소비 인프라 구축 시급
▲ 지난해 말에 부분개통된 울산-포항 고속도로의 미개통 구간인 양남터널 공사현장에서 울산방향으로 바라본 모습. /이용선기자 photokid@kbmeil.com

새로운 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빨대 효과나 역외유출 등은 대부분 지역에서 매번 나타나는 문제다.

풍부한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울산 역시 이번 고속도로 개통 영향으로 단체 관광객 유치에 유리한 경주 등에 관광 주도권을 빼앗기지는 않을지 고민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에 대응하고자 울산역세권 내에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복합환승센터를 만들어 쇼핑몰·테마파크 등 각종 편의시설로 빨대 효과를 막을 대책을 세웠다.

반면 포항과 경주에서는 상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과메기와 대게 등 먹을거리인 특산물 및 숙박업은 타지역에서 찾는 관광객이 늘며 현재보다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의류, 문화, 생필품, 의료 등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는 타격이 예상된다.

울산을 쉽게 오갈 수 있는 초근접 생활권의 형성으로 백화점뿐만 아닌 마트 등 대형판매점, 지역 소상공인 등 유통업계는 타지역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울산에만 3개의 백화점 및 2개 아울렛, `유통공룡`으로 불리는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가 있다.

또 오는 6월 고속도로 완공 이후 부산 해운대의 센텀시티 및 기장 아울렛과도 가까워져 특히 `젊은 층`의 대거 이탈이 예상되고 있다.

포항시 북구의 등산복 가게 사장 A씨는 “주말만 되면 어시장에는 차들이 전쟁통처럼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지만 관광객이 늘거나 교통편이 좋아져도 특정 상권에만 효과가 몰리고 있다”며 “정작 포항에선 다른 지역으로 여가나 쇼핑을 위해 나가고 있는데도 무슨 대책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포항과 경주, 인근의 울진·영덕 등 경북동해안 주민들은 변변한 쇼핑 인프라가 없어 대구나 울산, 부산, 서울까지의 원정 쇼핑이 이젠 소비문화가 된지 오래다. 이와 함께 포항이나 경주를 찾는 관광객도 당초 기대와 달리 도시 위상에 유독 못 미치는 소비 인프라에 실망과 불편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말 동북지방통계청과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경주를 찾은 관광객 1천여 명을 대상으로 경주 관광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쇼핑(관광기념품, 특산물 등) 분야에서 불만족 비율이 14.3%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바 있다.

불편한 점을 꼽는 응답에서는 다양하지 못한 쇼핑품목이 세 번째로 높아 관련 인프라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집객효과를 불러일으킬 만한 복합쇼핑몰 등 소비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자본의 역외유출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판매시설들은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물론 인터넷 쇼핑에 몰리고 있는 소비자들을 도심에 불러모으는 `집객효과`로 도심재생에도 큰 파급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역의 한 유통업 관계자는 “대규모 소비시장과의 접근망 개선에 따라 더 나은 삶의 질을 원하는 이들이 밖으로 나갈 것으로 보여 상인·지자체·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특산물 등 국한된 분야만 의존하다가는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으므로 다양한 연령대를 충족할 상권의 집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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