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정 권
나는 나를 재우나니
그대는
내 잠의 바쁨을 비웃겠지
나날이
나는 나를 또 재우나니
짧은 세 줄의 시에는 무량한 의미가 담겨 있다. 시인은 왜 나날이 나를 재운다고 고백하고 있을까. 엄청난 속도와 발 빠른 계산과 처신이 판을 치는 세태 속에서 잠에 빠져든 모습은 비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인은 무량한 잠을 통해 세속적 현실의 탐욕과 번뇌와 집착에서 벗어나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우리의 의식세계를 지배하는 갖가지 망상과 집착에서 진정한 자유로움을 찾아가는 무량한 잠에 깊이 빠져들고 싶은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