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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여객선 운항 6일째 중단 주민 등 수백명 오도가도 못해

김두한기자
등록일 2015-11-12 02:01 게재일 2015-11-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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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예보 미리 듣고 육지 나간<bR>수험생·학부모들도 객지 고생<BR>운항규제 강화 결항률 급증에<BR>전문가 등 “기준 적합지 않아”

【울릉】 “울릉도에서 도저히 못살겠다”

겨울철 울릉도 여객선 운항 중단 사태가 이어지자 울릉도 주민들의 원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동해상에 지난 6일부터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울릉도 여객선 운항이 11일 현재 6일째 전면 중단돼 있다.

지난 5일 행정 및 일반 업무, 토· 일요일 친척 결혼식에 참석한 울릉도 주민 수백 명이 포항과 대구 등지에서,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 400여 명은 울릉도에서 6일째 발길이 묶였다. 특히 기상이 장기간 나쁘다는 기상대 예보에 따라 12일 수능시험을 위해 지난 5일부터 미리 나온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포항 등지에서 7일째 객지 생활을 하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 이들은 최소 10일 이상 객지생활을 해야 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여객선 운항 기준(본지 11월3일자 1면)이 강화되면서 울릉도 주민들이 겨울철 육지 왕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2월, 11~12월 겨울철 넉 달 동안 울릉도 여객선의 결항일수는 지난 2014년 62일, 2013년 58일, 2012년 59일로 나타났다. 올해는 1~2월 두 달동안 32일을 기록해 겨울철 여객선 평균 결항률의 절반을 넘었다. 더욱이 올해부터 여객선 운항 규제가 강화되면서 결항률은 더욱 높아졌다. 여객선운항 규제의 잣대가 되는 풍랑주의보 발표기준은 종전까지 풍속 14~18m, 파고 3~4m 였지만, 지금은 풍속 10~14m, 파도 2~4m로 강화됐다.

이 풍속은 겨울철 울릉도 해역에는 통상적으로 부는 바람이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전에는 풍랑주의보가 해제되는 즉시 운항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소형여객선(우리 누리 1호 등)은 동해상에 떠 있는 부의의 파도높이 3m 이내, 대형여객선(썬플라워호 등)은 3.4m 이하 일때 운항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심이 낮고 운항거리가 짧은 서해 상에는 이 같은 부의 파도 높이가 선박 운항이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수심이 깊고 운항거리가 먼 동해상의 부의 파도 측정은 여객선 운항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운항 기준으로는 올겨울 울릉도간 여객선은 거의 매일 운항이 통제될 것으로 예상돼 울릉도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울릉도는 세월호 규제가 아니더라도 기상이 점점 나빠져 결항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풍랑특보 발령현황을 보면 2004년 48.1회, 2005년 59.9회, 2006년55.2회, 2007년 45.5회, 2008년 44.3회였다. 하지만 2009년 64.5회, 2010년 76.8회, 2011년 70.9회, 2012년 78.9회, 2013년 70.5회, 2014년 73.3회로 기상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더욱이 울릉도를 운항하는 대형 여객선들이 매년 겨울철에 선박정기검사 등으로 결항하고 있어 소형여객선들이 울릉도 노선에 투입된다. 악화된 기상여건에 운항규제 마저 강화되면서 소형여객선은 운항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어 겨울철 울릉도의 고립사태는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정모(61. 울릉읍)씨는 “세월호가 기상이 나빠서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울릉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은 개항 이래 지금까지 사고가 아예 없는데 기상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울릉도에서 살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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