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후 출항규제 강화 <BR>지난 겨울 3달간 48일 결항<BR>“안전 좋지만 현실 무시해”
이대로 가다가는 울릉주민 모두 울릉도를 비울지도 모른다.
세월호 사고 이후 여객선 출항 기상조건이 강화되면서 뱃길이 툭하면 끊기는 탓이다. 울릉주민들은 “안전 최우선이야 나무랄 바 아니지만 현실을 너무 도외시 한다”며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풍랑주의보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1천500여 명의 관광객과 주민들이 발이 묶였다. 하지만 이번 풍랑주의보는 세월호 사고 이전에는 충분히 운항을 할 수 있는 기상조건이었다. 1년 중 가장 날씨가 좋은 시절인 지난달 기상악화로 여객선 운항중단 일수는 9일.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10월평균 결항일 4.9일의 2배가 넘는다.
지난달 29~30일 울릉도기상대 기상예보에 따르면 울릉도 여객선항로 기상은 바람 초속 10~14m, 파도 2~4m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세월호 이전 풍랑주의보는 초속 14~18m 바람과 3~4m 파도라야 발효됐다. 따라서 지난 29~30일은 세월호 이전에는 여객선이 운항할 수 있는 기상이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강화된 기상기준으로 앞으로 겨울철에는 아예 여객선 운항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석달 동안 무려 48일간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절반동안 뱃길이 끊긴 셈이다. 이뿐 아니라 정기검사 등으로 연간 100여일 동안 여객선이 운항되지 못한다.
이에 대해 주민 김씨(54. 저동리)는 “울릉도에서 갈수록 살기 어려운데 몇 달간 여객선이 안 다니면 누가 살겠느냐”며 “지금까지도 겨울철 기상악화로 육지를 마음대로 다닐 수 없는데 이마저도 규제를 강화하면 울릉도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