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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몰락시대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10-30 02:01 게재일 2015-1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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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에 있는 12개국 중 10개가 좌파정권이라 여기서 해방신학이 탄생했고, 도시산업선교회를 수출하기도 했으며 남미 좌파경제학을 신봉하는 교수들이 아직 있다.

그런데 이 국가들이 하나 둘 오른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최근 3개국이 대선을 치렀는데, 좌파의 몰락이 현저하다. 1차투표에서 1, 2위를 뽑고 2차 결선에서 당선자를 가리는데 과테말라는 결선에서 우파가 당선됐고, 1차투표를 치른 아르헨티나와 아이티에서도 우파가 약진했다.

브라질 현 대통령도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는 안 풀리는데 불법 선거자금 의혹으로 탄핵을 받을 처지에 몰렸다. 칠레 현 대통령도 과거 80% 지지율에서 20%로 폭락했다. 한 신문은 “경제위기에 봉착한 중남미에 권력형 부정부패까지 겹쳐 `도미노식 정권교체`가 시작됐다”고 썼다. `나눠먹기·퍼주기` 포퓰리즘이 중남미대륙을 빈곤으로 몰아간다는 반성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파이를 키우자”란 소리가 점점 높아진다.

과테말라는 중미에 있는 작고 가난한 나라인데 문맹률이 60% 가깝고 빈부격차가 심하다. 국민 대부분이 커피농사로 근근히 살아가는데 상위 5%만 흥청망청이다. 이번 결선투표에서 정치경험이 전무한 코미디언 출신의 40대가 당선됐다. 대형비리를 저지른 집권세력이 스스로 주저앉은 것이다. 모랄레스 당선자의 선거구호는 “나는 도둑이 아니다. 국민이 최소한 울지는 않게 하겠다”였다. 빈곤과 부패에 신물이 난 국민들이 `말`을 갈아탄 것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TV에서 정치풍자 코미디를 했고, 4년전 작은 도시의 시장선거에 나섰다가 나가떨어진 것이 정치경험의 전부인 `초짜`다.

핏대 올리며 고래고함이나 치는 정치9단`싸움닭`들은 이제 `구식`이다. 안철수 의원이 양보나 하고 이용만 당했지만 한때 그의 `신선함`이 박수를 받았다. 이번 대통령의 시정연설때 `구호문자`를 노트북에 내걸지 않은 유인태·황주홍 의원, 연설이 끝난 후 기립해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를 한 조경태 의원 등은 시대의 변화를 잘 읽는 정치인들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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