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는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은 5월에 세이지를 먹어라.`는 속담이 있다. 어린아이들은 샐비어 꽃을 뽑아 하얀 꼭지에 입을 대고 빨아먹었다. 세이지가 현명하다는 말과 발음이 같아서 이 꽃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어린이 들이 이 꽃을 따먹는 것은 꿀처럼 맛이 달콤하기 때문이다.
샐비어 차는 진정작용을 하는 건강음료로 알려졌는데, 홍차가 전해지기 전부터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널리 마셨다. 서양에서는 잎을 말려 가정상비약으로 하거나 돼지고기와 잘 조화가 되는 까닭에 소시지나 치즈의 향료로 썼다. 프랑스에서는 출산을 앞둔 여성의 체력을 증진하기 위하여 이 샐비어 잎을 담근 와인을 마시게 하였다.
보카치오의 작품 `데카메론`에는 젊은 남녀가 샐비어의 잎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 쌍의 연인이 샐비어 꽃이 핀 곳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이때 청년은 샐비어 잎을 따며 “이 꽃잎으로 이를 닦으면 깨끗해진다고 해요.”라며 그 잎으로 이를 문질렀다. 청년은 갑자기 정신을 잃더니 죽고 말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녀가 독살했다고 의심했다. 그녀는 누명을 쓴 것이 너무도 억울하여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하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샐비어 잎을 따 이를 문지르자 곧 죽고 말았다.
이상해서 샐비어를 뽑아 보았더니 그 뿌리에 두꺼비가 붙어 있었다. 그들이 죽은 이유는 두꺼비의 독 때문이었다. 여인의 결백을 알게 된 후 마을에는 잎으로 이를 닦는 풍속이 생겼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