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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교회 목회자의 어르신 사랑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5-08-27 02:01 게재일 2015-08-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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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귀수 오천침례교회 전도사<BR>토요일마다 30~40명 초청<bR>예배드린후 쌀·콩나물 선물
▲ 정귀수 오천침례교회 전도사가 어르신들을 초청, 예배를 드리고 있다. /오천 침례교회 제공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상대로 목회하는 시골교회 목회자가 화제가 되고 있다.

정귀수 오천침례교회 전도사(53)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살고 있던 가정집을 예배당으로 리모델링해서 교회 문을 연데 이어 올 5월부터 토요일마다 30~40명의 어르신들을 초청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정 전도사가 토요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20분가량 예배를 드리는 것은 주일예배를 부담스러워하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헤아렸기 때문이다.

정 전도사는 설교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확실한 구원관을 심어 주고 자신의 신앙생활을 간증형식으로 들려준다.

어르신들이 귀가 할 때는 쌀 1kg씩과 콩나물을 선물하고 있다.

정 도사가 어르신들에 대해 애착을 갖게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교회를 개척하고 1년가량 전도를 했으나 주일날 교회 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던 중 마을정자에서 쉬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차를 대접하며 복음을 전하는 아내 유미옥 사모를 본 후 지역 노인정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지난주까지 보였는데 이번 주엔 보이지 않은 분들도 있었다.

이들 중에는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분도 있었다.

그는 그 안타까움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어르신들을 위해 올 4월 `실버처치 세미나`에 참석했고, 5월부터 어르신들을 교회로 초청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정 전도사는 불과 4개월 만에 복음으로 변화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함과 행복함을 느낀다.

“지금 죽으면 교회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죄가 많아서…”, “죽어 봐야 알지…”하던 어르신들이 요즘은 “예수님을 믿으니 천국가지”하며 자신 있게 대답하기 때문이다.

정 전도사는 이런 어르신들을 보며 평일에도 교회와 300m 거리 내에 있는 노인정 4곳을 찾아다니며 어르신 전도에 더욱 열심을 내고 있다.

매달 60만원 정도 소요되는 어르신 사역비는 다음카페 `호산나` 손정애 원장(월 20만원씩)과 목회자, 지인(매월 5천원~5만원씩)들의 후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정 전도사는 “설교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가 있어 즐겁고, 많이 부족하지만 목회자로 세워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한 후 “봉고차 한대만 있다면 더 많은 노인정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을 모시고 와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뜻있는 분들의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한편 정 전도사는 다섯 살 때 울릉도 이웃집 누나의 인도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이래, 10살 때 부모를 전도했고, 중학교 3학년 때 침례(세례)를 받았다.

울릉도를 떠난 후에는 신앙을 잃어버렸고, 사업용 화물트럭 운전기사로 일할 때는 교통사고로 구속되기도 했다.

그는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성경 읽기와 기도생활을 다시 시작했고, 출소와 함께 오천소망교회를 다니며 청년부 회장을 지냈다.

그 무렵 기도 중 목사가 되겠다는 서원기도(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속에서 터져 나옴)를 했고, 통일시대 북한에서 일하기로 약속했다.

그 후 방언을 받고 현재 사모와 결혼을 했으며, 대전으로 화물차를 운전할 때면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전 침례신학대학교 캠퍼스를 찾아 기도하곤 했다.

2008년 대전 침례신학대 입학 후에는 포항 장성동 갈보리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섬겼다.

그는 그곳 목사로부터 “룻이 신랑 보아스에게 마음과 몸을 드렸던 것처럼 마음과 몸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말씀에 십일조 생활과 주일예배만 참석했던 자신을 크게 회개하고 몸까지 드릴 것을 결단한 후 졸업과 함께 지난해 5월 교회를 개척했다. 올 2월 신대원을 졸업한 그는 목사 안수를 앞두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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