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피해 실태
선린병원 최종부도로 인해 지역 사회 내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병원 직원들은 물론 계약업체 및 인근 상인들은 갑작스런 부도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4일 선린병원의 납품업체들은 재고물품을 회수해 가고 수년간 병원을 위해 일해 온 청소용역 업체인 ㈜성보산업 직원 60~70명은 업무를 중단했다. 식사를 공급해온 한화F&C도 이날 점심부터 일에서 손을 뗐다. 1천여명에 달하는 병원 인근 북부시장 상인들 역시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직원 A씨(57·여)는 “아이가 아파 남편과 열심히 벌어야 약값이라도 벌 수 있다. 하루 벌어 하루 겨우 살아가는 형편인데 부도라니 눈 앞이 깜깜하다”며 “몇 달 전부터 월급을 제때 받지 못했는데 이사라는 사람들은 해명도 않고 우리를 피해 다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약품 및 의료기기 관련 계약 업체들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200여 군데에 달하는 계약업체들은 최대 25~26개월간 거래금액을 받지 못했다. 법정관리 시 관련 업체들의 피해액은 최소 2~3억원부터 최대 20억원으로 총 체불금액이 1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부 업체의 간호사 및 종사자들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역시 병원 최종부도 소식이 알려진 지난 3일 병원 10층 회의실에서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이날 사안이 긴급한 만큼 채권자모임회 대표를 선임하고 병원 측의 고의부도 가능성을 염두해 비리 조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관계자 B씨는 “고의부도가 명백하다. 비리 이사진들이 모의(謀議)한 계획적인 부도를 일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채권단의 의견을 모아 병원 분할매각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다음 주 최종 대책을 마련하고 비리 이사진들에 의한 부도처리와 관련해 관계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