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리는 오래전부터 어린 싹을 식용으로 했던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만개하기 직전의 꽃봉오리를 따서 튀김을 해먹기도 한다. 원추리나물에 있는 콜히친을 먹으면 몸 안에 유독성 물질이 생겨서 대변과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게 된다. 원추리나물은 말려서 먹어야 한다. 말리거나 찌거나 물에 데치면 독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꽃을 요리에 이용하는데, 이것을 금침채(針菜) 또는 황화채(黃花菜)라 한다. 마른 꽃으로 술을 담그기도 하는데 자양 강장이나 피로회복에 좋다. 한방과 민간에서 소염, 지혈, 황달, 이뇨 등의 약재로 쓴다. 주독을 푸는 데는 잎, 줄기, 꽃, 뿌리를 달여 먹는다. 우울증, 불면증을 치료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 근심을 잊게 한다고 근심풀이 풀이라 부른다. 원추리를 임산부가 몸에 지니고 다니면 아들을 낳게 된다고 득남초라 하기도 한다. 원추리의 종류는 여러 종이 있는데 키가 크고 꽃이 큰 왕 원추리, 가장 작은 애기원추리, 노란색의 꽃을 피우는 노랑원추리와 각시 원추리 등이 있다.
백제 사비성에 효성이 지극하고 의좋은 형제가 부모님을 모시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평화롭던 나라에 전쟁이 일어났다. 아버지는 전쟁터로 나갔다가 황산벌 전투에서 전사했다. 어머니도 아버지를 따라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 충성심과 효성이 지극한 두 형제는 나라를 잃은 슬픔과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에 상심해서 몸져눕게 되었다. 병은 어떠한 약을 써도 낫지 않고 깊어만 갔다. 어느 날 밤, 두 아들의 꿈에 부모님이 나타났다. 꽃을 보여주면서 이것을 달여 마시고 힘을 얻어 백제의 부흥을 기약하라고 했다. 두 아들이 그대로 했더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그 후 사람들은 원추리 꽃을 일컬어 근심을 잊게 하는 꽃이라 하여 망우초(忘憂草)라 불렀다.
/김한성 <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