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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대 오가는 한 생활권으로… 상생발전 견인차 된다

박동혁기자
등록일 2015-06-29 02:01 게재일 2015-06-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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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산 고속도로 내년 6월 개통
▲ 총 사업비 1조9천917억원이 투입돼 지난 2009년 6월 착공한 포항∼울산고속도로가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다. 사진은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태화대교 건설현장. /한국도로공사 제공

`사통팔달(四通八達).` 사방으로 통하고 팔방으로 닿아있다는 의미로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교통이 발달된 지역을 이를 때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이는 복잡·다양화된 사회적 풍토속에 지역간 상호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우리 사회가 교통을 매우 중요한 사회적 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뛰어난 교통인프라로 접근성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서해안과 남해안에 비해 동해안지역은 오랜 기간동안 `교통오지`라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왔다.

이같은 조건은 동해안의 두 중심축으로서 우리나라 산업·경제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울산과 포항에는 악재(惡材)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오명을 말끔히 씻어낼 만한 희소식이 곧 전해질 전망이다.

총 연장 53.68㎞의 포항~울산고속도로가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1조9천91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7년 간의 공사 끝에 내년 6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이 도로는 편리한 교통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단순히 물적교류를 통한 산업적 연계성을 높이는 효과 뿐만 아니라 인접도시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포항~울산고속도로 완전개통을 앞두고 도로건설이 지역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 미리 알아본다.

지역개발사업 적극 활용, 개통효과 극대화

관광·쇼핑·엔터테인먼트 복합시설 개발도

포항 철강·경주 관광서비스·울산 중공업 활용

광역경제권 구상땐 엄청난 시너지 발휘할 것

□ 연간 1천300억대 물류비 절감효과

포항~울산고속도로는 포스코건설, 두산건설, 현대건설, SK건설 등 국내 47개(토목 23개, 시설 24개) 건설업체와 106개 협력업체가 참여해 일 평균 1천7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총 사업비 1조9천917억원 중 지난해까지 1조4천887억원이 투입됐으며 앞으로 1년여 동안 5천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인제터널(11.0㎞), 재약산터널(8.0㎞)에 이어 국내에서 세번째로 긴 도로터널인 양남터널(7.56㎞)을 비롯해 터널 23곳과 교량 52곳 등 전체 공사의 63.7%인 34.2㎞(터널 24.7㎞, 교량 9.5㎞)가 구조물로 연결된 난공사다.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를 시작점으로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 종점까지 분기점 1곳(울산JCT), 나들목 4곳(북울산IC, 남경주IC, 동경주IC, 문덕IC)을 보유하게 된다.

한국도로공사 울산포항건설사업단에 따르면 6월 현재 전체 공정률 75%, 토목 공정률 89%의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상태이며 양남터널 굴착공사지연으로 개통이 연기된 남경주IC~동경주IC(11.6㎞) 구간을 제외한 울산JCT~남경주IC, 동경주IC~문덕IC 구간은 오는 12월 개통한다. 부분개통시 주행거리는 약 62㎞이며 소요시간은 42분이 예상된다. 이어 남경주IC~동경주IC 구간까지 개통되는 내년 6월이면 울산에서 포항까지의 주행거리는 75㎞에서 54㎞로 단축되고 소요시간은 60분에서 32분으로 줄어든다.

이는 연간 1천304억원의 물류비와 3만9천t의 이산화탄소 발생 억제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포항~울산 고속도로 위치도
▲ 포항~울산 고속도로 위치도
□ 지역개발사업 반드시 수반돼야

울산발전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포항~울산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연계발전 방안`에 따르면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지역간 산업활동 촉진 △관광수요 증가 △업무활동의 다양성 증진 △지역부동산 활성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

이를 지난 2008년 12월 개통한 부산~울산고속도로(총 연장 47.17km)의 사례에 비춰보면 울산과 부산의 이동거리가 30분 이내로 단축되면서 울산지역의 일부 소비자들이 부산의 고급 쇼핑센터를 자유롭게 드나들게 됐고, 부산과 울산의 중간지점인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에 신도시가 건설돼 지역주민들에게 새로운 정주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정관신도시의 경우 지난 2008년 12월 4천900여명에 불과하던 인구규모가 불과 5년도 채 안돼 인구 6만명을 돌파한 뒤 지난 5월 현재 6만7천600여명이 사는 매머드급 신도시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3년 8월 기장군 장안읍에 신세계 아울렛이, 지난해 12월 기장읍에 동부산 아울렛이 잇따라 문을 열며 고속도로 개통의 파급효과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울산~포항고속도로의 경우도 앞서 언급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기존산업과 연계한 산업기능을 유치하고 고속도로 시·종점을 중심으로 주택개발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성공적인 정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울산발전연구원 정현욱 박사는 “고속도로 개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부산~울산고속도로의 사례처럼 단순한 관광자원 개발보다는 관광, 쇼핑, 엔터테인먼트가 복합적으로 가능한 시설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 양북터널(10공구)
▲ 양북터널(10공구)

□ `부울경`→`울포경`

대통령 직속 국정과제위원회인 지역발전위원회는 지난 2013년 `지역행복생활권` 구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지자체간 연계성이 높은 지역을 △농어촌 생활권 △도농연계생활권 △중추도시생활권 등 3개 유형의 생활권으로 설정했다. 이 분류에서 울산은 울산, 경주, 양산, 밀양을 아우르는 울산중추도시권으로, 포항은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을 포함하는 포항중추도시권으로 각각 분류됐다. 그런데 포항~울산고속도로 개통 이후에는 새로운 중추도시권을 구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우선 포항~경주~울산 간 산학연관 협력적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동해안 연구개발특구를 유치한다면 연간 100억원 이상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해양관광(포항~울산), 역사문화관광(경주) 등 지역특성과 테마를 활용한 관광자원을 연계시켜 관광상품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마케팅하는 체제가 구축된다면 관광객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울산대 경제학과 이창형 교수는 “울산은 과거 `부울경`이라는 명칭으로 부산, 경남과 함께 묶였으나 비슷한 지역적 특성을 지녀 상호보완적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고속도로 개통 이후 주요도시인 포항의 철강산업, 경주의 관광서비스산업, 울산의 중공업 등 각각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한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구상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석 의원이 말하는 기대 효과는…

포항-울산고속도로가 올연말 부분개통되면 포항은 물론 울산도 그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고속도로 개통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쏟았던 이병석(포항 북·사진) 국회의원을 만나봤다.

5대철도와 함께 동해안시대 血脈으로

산업물동량 원활한 소통 큰 역할 담당

-포항~울산고속도로 건설의 필요성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온 중추도시인 포항, 울산을 고속도로로 연결하는 사업은 동해안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에도 절대적으로 부합한다.

-2007년 사업추진이 한때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1999년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해 고속도로 건설이 확정됐고, 2002년 타당성조사를 거쳐 2008년 착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본설계의 총 사업비가 최초 예타조사 결과에 비해 물가상승을 제외하고 약 33%(1조300억원→1조7천711억원) 증가함에 따라 타당성 재검증 결과, 경제성(B/C)이 기준치 1 아래인 0.7이 나와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당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을 2008년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시·도별 수요조사를 토대로 광역권 특화 발전 및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30대 선도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그때 울산~포항~영덕 고속도로가 대경권 사업 5개의 하나로 포함돼 타당성재검증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

▲ 시무내천교(8공구)
▲ 시무내천교(8공구)

-동해안은 그동안 서해안에 비해 교통이 낙후됐다는 평이 많았다.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이를 극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지.

△동해안은 해방 이후 70년간 교통의 오지로 남아 있었다. 다행히 KTX 포항~서울 직통선 개통을 시작으로 중앙선 복선전철, 영일만항 인입철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동해중부선이 순차적으로 개통된다. `5대 철도`와 더불어 울산~포항~영덕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동해안 시대를 여는 혈맥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기대효과는.

△울산~포항고속도로는 동해안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이 고속도로는 울산 공업단지와 포항 철강단지를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것으로, 사업구간 주위로 대규모 공업단지와 중소부품 협력업체 등이 위치하고 있어 산업 물동량의 원활한 소통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포항~울산 간 주행시간이 기존 60분에서 32분으로 절반이 단축되고, 운행거리도 20.8㎞(74.5㎞→53.7㎞) 단축돼 연간 약 1천300억원의 물류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포항~울산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동해안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길 기대한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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