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 4월이 되면 여김없이 돌아오는 여름철새 쇠제비갈매기. 동아시아 최대 이들의 번식지로 알려진 낙동강 하구에는 해마다 4~5천여 개체의 쇠제비갈매기로 북적거린다.
하구 곳곳에 펼쳐진 모래톱에서 번식하기 위해서다. 해마다 이맘때면 여기저기서 아기새의 울음소리가 가득했지만 언제부턴가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2013년과 2014년, 두 해를 거듭해 번식에 실패하더니 올해 최악의 상태에 이르러 이젠 멸종위기까지 우려하는 이가 많아졌다.
낙동강하구에서 2개의 둥지만 발견됐다는 소식과 달리 쇠제비갈매기가 안동호(湖) 모래섬에는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등 번식활동이 활발하다. 넓은 낙동강 사구섬을 떠나 좁지만 안동호에서 장소를 바꿔 번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부화가 평년보다 20일이나 빨리 진행됐다. 때마침 안동호에는 빙어 산란기라서 수컷이 수시로 물고기를 잡아 암컷에게 전해주면서 구애하는 장면도 종종 목격된다. 어린 새끼들의 보호색도 지표면의 색깔에 따라 갈색 줄무늬에 노랗거나 황색 등 다양하다. 벌써 병아리만큼 자란 새끼는 비행준비로 분주하다.
이방인이 접근하면 바위 등 은폐할 곳에 납작 엎드려 있거나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흰 배를 보이며 죽은 척 하는 새끼도 있고 일부는 대범하게 사람을 지근거리에서 빤히 쳐다보기도 한다.
▲ 지난달 30일 경북대학교 조류연구소, 부산발전연구원 조류전문위원 등 학자들이 안동호 호계섬 가장자리에 위치한 쇠제비갈매기 모래섬을 방문해 서식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