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후보 김문수 공들이기 행보에<BR>“지역인물이 돼야” 곱지 않은 시선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의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공석인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고 두 가지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 가지는 가장 유력한 후보인 새누리당 김문수 혁신위원장을 두고 벌어지고 있고, 나머지는 강은희(비례대표) 의원과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 임재화 변호사 등 당협위원장을 노리는 후보들 간의 신경전이다.
우선 김문수 혁신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고향인 영천에서 특강을 마치고 자신의 출마설이 돌고 있는 새누리당 수성갑 당협위원회 사무실을 전격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 등 지방의원 및 당직자 100여명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김 전 도지사의 출마를 적극 권유중인 수성갑의 현역 이한구 의원과의 협의 하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출마를 위해 경기도지사 3선에 도전하지 않았고, 국회의원 선거도 출마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여러가지 면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더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조언이 많고 나도 그런쪽으로 생각한다”며 내년 총선 출마를 간접적으로 알리면서 대구 수성갑 출마에 대해선 “수성갑 출마여부는 `세모`(O표, X표가 아닌)로 정리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김 위원장의 행보가 `수성갑 당협위원장 및 총선 공천 추대`를 염두해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석가탄신일에도 수성갑을 방문해 지역구민과 자리를 마련하는 등 수성갑에 대한 애정을 쏟고 있다.
반면, 주호영(대구 수성을)·서상기(대구 북구을)·조원진(대구 달서병)·권은희(대구 북구갑) 의원 등 수성갑 당협위원장 후보를 추천키로 한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온전한 추천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권은희 의원은 지난주 지역 언론과의 오찬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가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해야지 주위의 도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표현을 에둘러 하기도 했다.
이는 새누리당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조강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제1사무부총장도 “수성갑 당협위원장에 대한 공모는 6월 초에 이뤄질 것”이라면서 “추천이나 추대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두 번째 신경전은 강은희 의원과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 등 수성갑 당협위원장을 노리는 후보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사실상 김문수 위원장에 대한 반감이 그것이다.
이미 강 의원은 수성구 반촌네거리 인근에 사무실을 차리고 많은 수의 보좌진들을 상주시키고 있다. 정순천 시의회 부의장도 수성갑에서 펼쳐지는 각종 행사장에 얼굴을 비추는 등 선거전을 방불케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문제는 김문수 혁신위원장의 행보다. 자칫 김 위원장이 수성갑 당협위원장에 추대될 경우, 여타의 후보들은 `낙동강 오리알`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은 “김문수 위원장은 큰 정치를 하시려고 하는 분이다. 때문에 수성갑의 어려움을 보고 방문해 주시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이제 수성갑에 낙하산은 안된다. 생활정치를 원하고 동네 일꾼을 뽑자는 분위기다. 지역에 사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태·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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