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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김한성 기자
등록일 2015-05-22 02:01 게재일 2015-05-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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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은 수련과 여러해살이풀로 꽃말은 `순결`이다.
연꽃이 피면/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정호승 시`연꽃 구경`)

초파일이 다가오면 거리는 연등이 물결을 이룬다. 부처님의 좌대도 연꽃 모양으로 수놓는데, 이를 `연화좌`라 한다. 연꽃은 싯다르타 태자가 태어나 동서남북으로 일곱 발자국씩을 걸을 때마다 땅에서 연꽃이 솟아올라 받들었다는 데서 불교의 꽃이 되었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탕에서 청정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성자의 꽃`이라 불린다. 연꽃의 씨는 천 년이 지나도 심으면 꽃을 피운다 하여 불생불멸(不生不滅)을 상징한다. 많은 불교예술품들은 연꽃을 형상화하여 그 깊은 뜻을 나타내고 있다.`묘법연화경``화엄경`등 경전의 제목도 연꽃과 관련이 깊다.

옛날 사막 근처 마을에 아름다운 처녀가 살았다. 처녀의 집에는 맑은 물이 솟아나오는 우물이 있었다. 처녀는 목마른 나그네에게 물을 나누어주었다. 어느 날 남루한 차림새의 젊은이가 찾아왔다. 그녀는 물 한 바가지를 정성껏 대접했다. 젊은이는 물을 달게 마시고 품에서 향수병을 꺼내 바가지에 부어주었다. 그 때부터 바가지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게 되었다. 물을 마시러 왕자가 온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러자 관리가 처녀를 옥에 가두고, 자기 딸을 우물에 가 있게 했다. 왕자가 도착하자 황금 바가지에 정성껏 물을 담아 드렸다. 왕자는 바가지에 입을 대더니, 이곳에서는 향기나는 바가지에 물을 담아준다던데 하며 실망했다. 관리는 감옥으로 달려가 처녀에게서 바가지를 빼앗았다. 그리고 처녀를 연못에 빠져 죽게 했다. 다시 물을 받아든 왕자는 향기에 만족하며, 바가지의 주인을 찾아오라 명령했다. 그러나 이미 처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왕자는 관리가 처녀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벌을 내렸다. 연못에는 전에 없던 꽃 한 송이가 피어났다. 처녀가 연꽃으로 변한 것이다.

/김한성<수필가·한문 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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