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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환율 장중 800원대 진입

이창형기자
등록일 2015-04-29 02:01 게재일 2015-04-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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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엔 환율이 28일 장중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28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 거래가격 대비 5.01원 급락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원·엔 환율이 28일 장중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했다.

장중에 공식적인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에 들어선 것은 7년 2개월만에 처음이다.

28일 오전 9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28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 거래가격 대비 5.01원 급락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비공식 재정환율(전일 원·달러 환율 종가 기준)이 900원선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27일에도 원·엔 환율이 장중 100엔당 901.84원까지 밀리면서 900원선 붕괴를 위협했다.

이날 원·엔 환율 900원선 붕괴는 월말 네고(수출업체 달러화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달러화 공급이 늘어난 데다가 외국인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시장의 자체적인 환율 하락 압력이 너무 강한 데다 한국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미국의 지적이 지속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원·엔 환율 하락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마감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0.20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1.5원 내렸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070원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재정환율=원화와 엔화는 직거래 시장이 없어 달러화를 중간 매개로 활용하는 `재정환율(Arbitrage Rate)`로 상대적 가치를 매긴다. 여기서 재정(裁定)은 중재, 조정 등의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 아비트라지(영어도 철자는 Arbitrage로 같음)를 번역한 한자어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이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이라면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0원으로 결정되는 식이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와 위안화만 직거래가 가능해 원·엔, 원·유로 환율 등은 모두 재정환율로 산출된다. 최근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원화 강세)한 것은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과 견줘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라가거나, 하락하더라도 그 속도가 엔화보다 더디기 때문이다. 재정환율로 결정되는 원·엔 환율 하락을 막을 직접적 대응 수단이 없다는 게 우리 당국의 고민이다. 원·엔 환율을 떠받치려면 원·달러 환율 조정에 나서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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