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때 각 정당들은 `든기 좋은 말들`을 마구 쏟아냈다. 그중에서 압권은 “국회의원 수 줄이겠다”는 소리였다. 귀가 솔깃했다. 국민혈세만 갉아먹는 국회의원을 줄이면 복지예산을 확 늘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때 정당들은 “의원을 100명 줄여 200명으로 하자”했다. 국민들은 “200명도 많다. 100명으로 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국회의원들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었다. “선거 끝나봐라. 깨끗이 잊어버릴 것이다”
지금에 이르러 100명 줄이기는커녕 100명 늘리겠다는 소리가 터져나온다. 새정련 문재인 대표는 “국회의원 400명은 돼야 한다”고 했다. 인구에 비례해서 의원을 뽑는다면 OECD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적다는 것이다. 인구수와 비교하면 적을 지 모르지만, `특권`이나 보수와 비교하면 어떨까. 한국은 국회의원 천국이다. 장관이나 기업인을 불러놓고 호통치는 위세와 재미, 불체포특권, 항공기 등 교통비 공짜, 막말 상소리를 내질러도 그냥 넘어가는 국회윤리위, 불법정치자금을 받아도 대충 유야무야 빠져나가는 권세, 일년 내내 법안 한 건 심의 의결하지 않고 지역구관리만 해도 세비 꼬박꼬박 챙기는 무노동 유임금, 이런 국회의원이 세상에 어디 있나.
그러고도 “국회의원 수 100명 더 늘리자” 하는 것은 `얼굴 두껍고 속 검은 자들`이니 그럴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엉덩이에 뿔 난 어긋난 송아지들`을 계속 뽑아주는 유권자들에 있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