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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지지도는 지속될 것인가

등록일 2015-03-23 02:01 게재일 2015-03-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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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18대 대선 야권 후보가 결정되기 전 어느 날 어느 정치 평론가와 저녁을 같이 한 적이 있다. 당시 여권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확정되었지만 야당에서는 후보가 난립하고, 안철수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고 있을 때이다.

대선 전망에 관한 대화 중 그는 느닷없이 문재인 후보가 야당의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문재인 후보는 `투구를 쓴 노무현`이기에 좌파나 종북 프레임에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누가 야권 후보가 되던 박근혜 후보를 이기기 어렵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의 예측대로 문재인이 야권의 대선 후보는 되었지만 박근혜 후보에게는 3.6%차이로 패하고 말았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9~13일 성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문재인 대표가 24.0%를 얻어 10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0.8%, 박원순 시장이 10.3%, 이완구 국무총리가 8.0%로 뒤를 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발표한 `대선주자 적합도`조사에서도 문재인 32.3%, 반기문 18.6%, 김무성 10.5%, 박원순 10.2%, 안철수 5.4% 순으로 나타났다.

관심은 차기 대선 후보로 확실시 되는 문재인의 인기가 얼마나 지속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문재인 대표의 지지 배경부터 살펴보자. 먼저 그의 당 대표 당선은 정치인 문재인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소위 컨벤션 효과가 한 몫 한 결과이다.

이에 못지않게 그의 최근의 정치적 처신과 행보가 지지율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서 친노대 비노라는 계파정치의 청산 의지, 종북 문제와는 확실히 선을 긋는 그의 안보관도 중도 보수층을 안심시키고 있다. 당 대표 당선 후 박정희 묘소 참배, 새정련을 민생을 위한 `경제정당`으로 바꾸겠다는 선언, 청와대 3자 회담의 성사 등이 그에 대한 지지율에 보탬이 되었다. 이러한 그의 정치적 행보 변화가 전통적 야당의 이미지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결과이다.

또한 그의 정책 변화나 정치 행보에 못지않게 소통 능력 등 개인적 이미지 변화는 그의 지지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의 따뜻한 인간적인 이미지가 정치적 강한 리더십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인상에서 부터 이웃집 선량한 아저씨 같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그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은 능력과 경쟁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좋은 사람의 이미지 뒤에는 정치인 문재인의 리더십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동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최근의 정치 행보는 몇 차례의 정책상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단호한 정치적 결단과 새로운 리더십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그 동안의 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

그러나 우리와 같은 정치 상황에서 여론의 향배는 항상 바뀔 수 있다. 지난 대선전 정치 신인 안철수의 인기는 일종의 신드롬을 불러올 정도로 고공행진을 계속 하였지만 현재의 그의 인기는 물거품이 되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 역시 30%대 밑까지 추락했다가 중동외교와 미 대사의 사건 후 40%대로 회복하였다. 이처럼 정치인의 여론상의 지지도는 수시로 부침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아직도 2년 반이나 남은 대선가도에서 문재인의 인기가 이대로 지속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법이다. 사분오열되어 갈팡질팡하는 야당의 체질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는 그의 지지도 변화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그는 친노와 비노, 중도 우파에서 진보 좌파에 이르는 당내의 이념 스펙트럼을 어떻게 조화할 것인가. 4·29 보선은 그에 대한 또 첫 시험 무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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