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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외환은행 경영위기론’, 하나지주의 속셈은?

뉴미디어팀
등록일 2015-02-23 13:22 게재일 2015-02-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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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지주 주장한 외환은행 2014 실적 발표, 실제로는 타 은행대비 괄목 성장으로 눈길<br> ‘김 회장 연임 때문에 외환은행 실적부진 여론몰이?’ 금융권 의혹 높아

하나지주가 발표한 ‘외환은행 경영위기론’이 불확실한 근거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하나지주 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법원에서 외환은행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본 것과 달리, 외환은행의 실적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이어 하나지주 측은 ‘외환은행의 높은 인건비’를 지적하며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하였다고 주장하였지만, 노조 측의 자료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핵심이익, 판매관리비 등의 주요지표’ 등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나지주 측의 ‘외환은행 실적 하락’ 주장이 의심을 사고 있다.

우선, 외환은행의 지난 해 매출액을 살펴보면 총 9조 4,926억 원으로 전년도와 대비하여 8% 가량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도 대비 18.64% 증가한 5,780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을 합해보더라도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의 타 은행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판매관리비가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비용은 줄이고 핵심이익은 늘어난 긍정적인 모습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익을 발생시킨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하나지주 측이 주장한 ‘외환은행 실적 하락’의 원인은 내부적인 경쟁력 감소가 아닌 다른 요소가 있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주장은 ‘모뉴엘 관련 대형 손실’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해 모뉴엘, 삼부토건 등 대형 여신에 대한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총 1천여 억 원을 적립했다. 때문에 금융권 종사자는 “모뉴엘 관련 대손충당금이 줄었다면, 외환은행의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오히려 1천여 억원 이상 증가하였을 것이다. 외환은행의 실제 실적 하락이 심각했다기 보다는, 모뉴엘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과다하게 쌓은 것으로 보인다.” 며 모뉴엘 사건에 대한 경영진들의 책임이 실적 하락과 연관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하나지주 측의 주장과는 달리 외환은행의 세부지표는 하락보다 개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모뉴엘 여신 등의 악조건을 제외하면 오히려 경영 악화를 이겨내고 상승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때문에 금융권 관계자들은 하나지주가 외환은행의 실적 악화를 조장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 ‘김정태 회장의 연임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의 임기가 결정되는 주주총회는 불과 한 달여의 기간을 남겨둔 상황이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상반기 내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이 불가능해지면서 김 회장은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더욱이, 김 회장은 그동안 외환은행 직원들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 내 조기통합을 직접 진두지휘해 온 터라 조기통합이 중단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마음이 급해진 김 회장이 ‘외환은행의 실적 악화를 부풀리면서까지 연내 조기통합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임에 대한 조급함이 계속해서 오해와 불신을 쌓고 있다.”며 하나지주 측의 태도가 오히려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은행의 실적에 대한 하나지주 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여러 가지 자료에 의해 그동안 주장되어온 ‘외환은행 실적 부진’이 상당부분 부풀려진 것이 밝혀진 가운데, 하나지주 측에서 어떠한 입장 표명을 보여줄지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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