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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침 뱉기? “김정태 회장 부산銀 발언은 경영실패 인정”

뉴미디어팀
등록일 2015-02-12 12:46 게재일 2015-02-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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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 취임시기인 2012년부터 외환은행 실적 급격히 하락<br>경영실패나 다름없어 <br>끝없는 조기통합 집착에 ‘연임 위한 포석’ 의혹만 점점 높아져

외환은행의 경영 위기를 지적한 하나지주 김정태 회장의 발언이 뜨거운 감자다.

지난 10일 김병호 하나은행장의 취임식이 끝난 직후, 김정태 회장은 기자들 앞에서 ‘외환은행이 지방은행인 부산은행에도 밀리는 상황’이라는 자극적인 말로 이목을 끌었다. 현재 외환은행의 상황은 법원이 판단한 것보다 좋지 않으며, 이대로 가다간 부산은행에 역전당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하지만 김 회장의 발언은, 최근 제기되었던 ‘하나지주 경영능력 부재’ 논란과 겹쳐지며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외환은행의 최근 10년 간 당기순익표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고른 실적을 보이던 외환은행의 순익률은 2012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하락세로 접어든다. 2011년의 당기순익률 16,220억 원과 비교했을 때 6,260억 원으로 3/1 가량 크게 줄었다.

주목할 점은, 외환은행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지는 2012년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김정태 회장의 취임시기와 외환은행의 경영 악화가 묘하게 맞물리며, 일각에서는 외환은행 경영 악화는 김 회장의 경영능력 부재가 원인이라는 비판이 높은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김 회장의 발언을 두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스스로 경영 실패를 인정한 꼴’이라며 김 회장의 경솔한 태도를 혹평했다.

이어 김 회장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할 만한 근거가 있다.’며 조기통합을 지속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외환은행의 경영 악화를 위해 조기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방해하는 노조 측이 위기를 느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한 금융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논리대로라면, 조기통합 없이 외환은행의 위기는 불가피한 상황이 되고 만다. 하지만, 이는 ‘조기통합’ 없이는 은행의 위기에 대비하는 경영진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지나치게 조기통합에 의존적인 김 회장의 태도에서, 이면에 다른 속내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하나지주 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연임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사법부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면서까지 조기통합을 주장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의 연임은 불과 1달 여 정도 남아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사외이사진을 새롭게 구성하고 임기 규정을 수정하는 등 연임을 염두에 둔 행동을 보여 왔다. 하지만, 김 회장의 ‘조기통합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김 회장은 뚜렷한 ‘공’없이 경영 실패의 ‘과’만 남은 성적표를 쥐게 됐다. ‘누워서 침 뱉는 꼴’이라는 지적까지 들어가며 조기통합을 주장하는 하나지주 김정태 회장의 연임 여부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뉴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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