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치료과 정예림씨 화제
지난 6일 구미대 긍지관 강당에서 제22회 학위수여식에서 2천여명의 졸업생 중 수석 졸업한 정씨는 드라마에 나올 법한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당당히 수석졸업이라는 영예를 안아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씨는 초등학교를 진학하기 전 어머니와의 이별하고 유일한 가족이었던 아버지마저 이직이 많아 친척 집에 맡겨지거나 혼자서 생활해야 했다.
그러다 아버지를 따라 구미로 와 생계를 돕겠다는 마음에 구미전자공고에 입학해 3학년 때 조기 취업으로 전자관련 회사에 취직, 하루 2교대의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집안 형편이 더 어려워지면서 급여가 더 많은 회사를 찾아 다녔고 병원 매점에서 일하다 문득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정씨.
이때부터 보건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2012년 구미대 작업치료과에 입학했다. 3년간 과수석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쉬는 날도 거의 없이 매일 5시간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노트정리와 의학 용어를 외우는 날들이 시계바늘처럼 지나갔다.
정씨는 “공부를 잘해야 학비가 안 들죠, 3년간 장학금을 받아서 몇 만원의 학생회비를 낸 게 전부예요”라며 “명절 연휴가 휴가죠, 다른 날에는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하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3년간 주독야경을 한 정씨는 이제 주경야독을 계획하고 있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전공심화과정 야간반에 편입할 생각이다.
꿈이 더 있다. 1학년 때 글로벌학습단으로 캐나다를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됐고 2학년 때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통해 그 꿈을 구체화 했다. 캐나다로 유학을 가서 더 공부하고 훌륭한 전문인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당당해진 자신을 보는 것이다.
정씨는 “그동안 좌절과 절망이라는 유혹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자신에게 견딜만한 고난이 있을 뿐이라며 스스로를 추스렸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