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황선홍 감독 2015 시즌 구상 <br> “터키 전훈서 팀 리빌딩 전력… 포지션별 경쟁체제로”
K리그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포항스틸러스가 터키 안탈리아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팀 리빌딩 작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
2013년 K리그 최초 더블우승을 달성했던 포항은 지난해 리그 4위, ACL출전권을 얻는데 실패하는 등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외국인 선수 없이 순수 국내 선수들로만 팀을 꾸려가는데 따른 한계를 절감했고 올 시즌부터 3명의 용병을 영입하는 등 전면적인 팀 리빌딩을 통해 명가 재건에 나서고 있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포항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을 만나 2015년 시즌 구상을 들어봤다.
-올 시즌 목표는.
△어느 팀이든 목표는 리그 우승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우승만을 내세우면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 먼저 그동안 추구해온 가장 포항다운 축구를 하겠다. 포항 특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축구를 팬들에게 보여주겠다. 이를 통해 ACL 출전 티켓을 확보하는 게 1차적인 목표이다.
-지난 시즌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개인적으로 무척 아쉬운 시즌이었다. 특히 ACL은 준비도 많이 했고 나름 성적도 기대했으나 실패했고 상심도 컸다. 지도자로서 시즌 내내 일관성 있는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을 바라지만 지난해는 전후반기 경기력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나름대로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해 대처를 했으나 결과는 실패했다.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올 시즌을 준비하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의 실패 원인을 진단한다면.
△전반기는 내가 원했던 경기를 어느정도 했다. 후반기는 주전 선수들이 이적과 부상 등으로 팀에서 이탈하면서 선수 구성이 제한적이였다. 여러 가지 전술을 적용했고 선수들이 비교적 역할을 잘 수행했으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났다. 포지션별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고 올 시즌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포지션별로 개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전문화하는 것이다. 포지션별로 선수 보강을 많이 해 서로 경쟁체제를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원톱과 제로톱 등 상황에 따라 공격전술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팀 또는 감독마다 추구하는 축구방식이 있다. 황선홍 감독이 실현하고자 하는 축구 방식은.
△많은 사람들이 점유율 축구를 이상적인 것으로 평가를 한다. 모든 전술은 궁극적으로 골을 넣는 것이 목적이다. 점유율 축구가 골을 넣기 위한 수단은 될 수 있지만 목적은 될 수 없다. 점유율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전술이 더 효율적이다. 해답은 공수전환의 속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팀 조직력을 바탕으로 빠른 공수전환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그동안 포항이 그렇게 해왔고 더욱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두 시즌만에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용병 영입은 그동안 제한적이였던 공격전술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보다 더 고무적인 것은 국내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기할 수 있다는데 있다. 용병들의 힘과 세기, 과감성 등을 곁에서 보고 배울 수 있고, 경쟁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올해는 선수들간 철저하게 경쟁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선수가 출전의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지훈련은 시즌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현재 터키 전지훈련은 어떻게 하고 있나.
△올해 용병이 영입되고 주전 선수들이 상당수 이적을 하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들어왔다. 선수단의 절반 가까이가 바뀌었다. 팀의 조직력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얼마만큼 빨리 팀원으로 녹아드는냐가 관건이다.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어 시즌전까지 완전한 팀이 만들어 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지난해 팬들이 기대하는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었다. 올해 팀이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기 위한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동계훈련 기간 준비를 잘 해 팬들이 기대하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