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어우러진 경북 동해안 새해맞이
청마의 해인 2014년 갑오년(甲午年)이 저물어 가고 양띠해인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포항, 경주, 영덕 등 도내 곳곳에서도 기운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해맞이와 관련 다양한 축제를 마련,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족·연인과 함께 한해 소원을 빌며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할 일출 명소는 어디가 좋을까. 풍성한 축제와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일출 명소를 소개해 본다.포항 영일대 해넘이·해맞이 명소로 젊은층에 인기
영덕 삼사해상공원 경북대종 타종 행사 큰 볼거리
경주 문무대왕릉 해변 특설무대선 해룡축제 열려
□ 포항 호미곶과 영일대 해수욕장
포항에서는 `제17회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이 호미곶 해맞이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특히, 바다와 육지에 하나씩 마련된 조각상인 `상생의 손` 위로 솟구치는 일출은 전국 최고로 꼽히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불을 밝힌 호미곶 등대를 비롯해 국립등대박물관도 유명하다.
호미곶은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南師古)가 `산수비경(山水秘境)`에서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기술했고,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정호(正浩)는 대동여지도를 만들면서 국토 최동단을 측정하기 위해 영일만 호미곶을 일곱 번이나 답사 측정한 뒤 우리나라에서 가장 동쪽임을 확인해, 호랑이 꼬리 부분이라고 기록했다. 즉, `호랑이의 꼬리`인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어,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인파들이 몰린다.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에서도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행사는 전야행사, 자정행사, 해맞이행사, 특별행사로 구분돼 해맞이광장 곳곳에서 열린다. 전야행사로는 풍물 길놀이, 국악콘서트, 사연소개와 신청곡 연주, 지역 축제 경연대회 수상팀 공연 등이 계획돼 있으며 자정행사로는 소원풍선 띄우기, 불꽃쇼, 영화감상(명량)이 준비돼 있고, 특별행사로 마련된 무게 1t, 지름 3.3m, 둘레 10.3m 초대형 가마솥이 빚어낸 별미인 `1만명 떡국 나눔 행사`도 인기가 높다.
영일대 해수욕장도 포항의 또다른 일출 명소. 영일대해수욕장은 북구 항구동, 두호동에 위치한 백사장 길이 1.7㎞, 너비 40~70m에 달하는 해수욕장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최초의 해상누각인 영일대가 생기면서 해넘이·해맞이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가지와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변에 상가가 많아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바다 위 영일대 누각에서 보는 일출은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일출 시각은 오전 7시 32분.
□ 영덕 삼사해상공원
영덕은 강구면 삼사해상공원 일대가 일출 명소로 꼽힌다. 1997년부터 해마다 해맞이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주변에 경보화석박물관·장사해수욕장·풍물거리 등이 있어 일년내내 관광객들로 붐빈다.
공원 안에는 이북 5도민의 망향의 설움을 달래기 위해 1995년에 세워진 망향탑과 경북개도 100주년 기념사업인 경북대종, 공연장과 폭포, 기타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고 500여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특히 제야의 종으로 경북개도 100주년을 맞이해 민족의 염원인 조국통일과 민족대화합을 기원하고자 세운 높이 420㎝, 지름 250㎝, 무게 약 29t의 경북대종을 타종하는 행사도 큰 볼거리다.
경북대종은 용두는 용을 형상화, 유곽 밑 대금부는 문화예술의 고장 경상북도를 상징하는 비천상과 풍요로운 결실의 표상인 사과를 든 천인상을 새겼고, 하대(공양상)종각에는 도목인 느티나무, 도화인 백일홍, 도조인 왜가리와 협찬사인 포항종합제철㈜ 전경을 새겨 경북도민 모두의 염원을 담고 있어 의미가 깊다. 타종식에는 다양한 분야의 도민들이 참여해 경북대종을 33회 울린다.
영덕읍에서 해상공원행 시내버스로 5분 거리에 있고, 승용차로 가려면 7번 국도를 타고 영덕읍을 지나 7㎞ 남쪽으로 내려가면 바다 쪽에 해상공원이 보인다. 인근 강구항에 들렀다가 일출을 보러 가면 일거양득.
올해는 경북도 무형문화재 3호인 영해별신굿 놀이, 월월이청청 공연 등 전통적인 행사와 함께 송년음악회가 전야행사로 준비돼 있으며 특히 송년음악회에는 김수희, 현숙, 마야, 동물원 등 다양한 가수들이 축하공연에 나선다. 자정행사로는 제야의 종 타종과 불꽃놀이, 일출행사로는 대북공연과 새해 소원을 담은 2천15개의 헬륨풍선과 대형 연을 하늘로 날려 희망을 기원하는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 경주 문무대왕릉과 토함산
경주는 양북면 문무대왕릉 해변특설무대에서 해맞이 해룡축제가 열린다. 문무대왕릉은 사적 제158호로 신라 제30대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대왕암이라고도 불린다.
문무왕은 백제와 고구려를 평정하고 당나라의 세력을 몰아내 삼국통일을 완수한 뛰어난 군주(君主)로 재위 21년만인 681년에 승하하자, 유언에 따라 동해에 장례를 지냈다. 그의 유언은 불교법식에 따라 화장한 뒤 동해에 묻으면 용이 돼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것이었고, 이에 따라 화장한 유골을 동해의 입구에 있는 큰 바위 위에 장사지냈으므로 이 바위를 대왕암 또는 대왕바위로 부르게 됐다.
해변에서 200m 떨어진 바다에 있는 대왕암과 함께 바라보는 일출은 가족단위 일출객에게 자녀의 역사교육과 일출행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전야행사로 가수공연, 댄스공연, 사물놀이, 희망 불꽃쇼, 심야 영화 등이 마련돼 있고, 해맞이 행사로는 대북·만파식적(대금) 공연, 해룡·서예ㆍ전각 퍼포먼스 등이 준비됐다.
토함산도 일출 명소로 꼽힌다. 경주에서 가장 큰 산인 높이 745m 토함산은 부처님을 모시고 있던 불교의 성지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국사와 석굴암이 자리 잡은 그 자체로 거대한 하나의 유적지다. 말 그대로 안개와 구름을 내뿜고 품는 산인 토함산에서 내려다보이는 동해, 감포 앞바다의 일출은 장관으로 꼽힌다. 불국사, 석굴암을 거쳐 토함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는 코스는 신년 해맞이뿐만 아니라 연중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출은 7시 33분.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