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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에 미끈매끈 해풍에 쫀득쫀득 중독성 제대로다

김기태기자
등록일 2014-12-22 02:01 게재일 2014-12-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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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포항 구룡포 과메기,  전국 미식가 입맛 유혹
▲ 지난해 포항 영일대에서 열린 과메기 축제 행사장을 배경으로 한 과메기 세트.

제철을 맞은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지역 경기 부양에 톡톡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요즘처럼 매서운 겨울이 찾아오면 포항 곳곳의 식당에서는 과메기를 쉽사리 찾아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철강경기 한파로 지역민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는 요즘, 지친 직장인들은 동료들과 함께 식당에 들러 소주 한 잔에 과메기 안주로 이야기꽃을 피워 위안과 함께 희망찬 내일을 기약한다. 포항대표 먹거리인 과메기는 지역민들의 삶과 애환을 함께 해온 소중한 보배다. 여기다 전국 미식가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아 전국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구룡포 과메기는 겨울철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근래 불어 닥친 매서운 한파는 오히려 `겨울 특미` 구룡포 과메기의 맛을 더욱 맛있게 만들어 미식가들의 입맛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바람·온도·바닷물 어울린 맛, 겨울별미로 각광

포항지역 연 700억원대 수익 올리는 `효자상품`

전국 홍보 이어 30일 포항 영일대서 과메기축제

□과메기의 유래

과메기는 11월 말부터 다음해 2월까지 싱싱한 꽁치를 바닷바람에 얼리고 말리는 동결해동과정을 반복해 건조 시킨 전통 음식이다. 옛 문헌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청어를 그을려서 부패를 방지했는데 이를 연관목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과메기는 청어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뜻의 `관목(貫目)`에서 유래 됐듯이 청어 과메기가 원조인 셈이다. 그러나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인근에서 많이 잡혔던 청어는 1960년대 이후부터 좀처럼 볼 수 없어 지면서 꽁치로 대체하게 된 것이다.

▲ 바닷바람에 말려 고소한 맛이 일품인 과메기.
▲ 바닷바람에 말려 고소한 맛이 일품인 과메기.

□전국 최고 품질 `구룡포 과메기`

과메기는 포항 구룡포 외에도 영덕, 경주,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일원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구룡포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메기는 전국 시장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품질과 맛이 우수하다. 그렇다면, 왜 구룡포 과메기가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것일까? 이는 과메기 생산에 있어 바람, 온도, 바닷물 등 지리적인 여건이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바람

꽁치를 노천 덕장에서 얼리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과메기가 생산되는데, 이때 바람이 너무 세게 불면 꽁치가 겉마르게 되면서 비린 맛이 난다. 또 바람이 한쪽 방향에서만 불게 되면 꽁치가 골고루 건조되지 않게 된다. 여기서 구룡포·대보·장기·동해면 일원은 지형적으로 영일만과 호미곶의 완만한 능선을 따라 대륙의 차가운 북서풍이 영일만을 거쳐 호미곶을 넘어오기 때문에 소금기를 머금은 해풍을 270°방향에서 받게 되는 것이다. 바람 속에 포함된 염분은 꽁치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부패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며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메기를 더욱 맛있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온도

생산과정에서 온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꽁치의 지방분이 수분과 함께 날라간다. 반대의 경우 과메기 전체에 골고루 스며들지 않게 된다. 반면, 구룡포 일원은 영하 4℃~5℃에서 영상 10℃로 최고의 맛을 내게 하는 적절한 온도 조건을 유지해준다.

△바닷물

생산과정을 보면, 꽁치의 내장과 머리 부분을 제거한 후 바닷물에 3회 정도 세척하게 되는데, 이때 꽁치를 바닷물에 세척하는 이유는 꽁치 자체에 염분이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다. 오염배출시설이 전혀 없는 구룡포 일원의 바닷물이 최고의 맛을 내는 자연 조미료가 되는 것이다.

▲ 구룡포 한 과메기 덕장에서 말려지고 있는 과메기.
▲ 구룡포 한 과메기 덕장에서 말려지고 있는 과메기.

□지역 경제 `효자상품`

포항 구룡포, 장기, 대보, 호미곶 일대의 과메기 생산업체는 400개소에 이른다. 전국 과메기 생산량의 90% 이상이 포항지역에서 생산되며, 이중 구룡포 인근 지역에서 80%가 생산된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역에서 평균 연 5천여t의 과메기를 생산해 7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지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직접적인 생산 이외에도 경제적 파급 효과는 크다. 시에 따르면 음식점을 통해 판매되는 부가 창출이 약 2천억원대, 과메기와 함께 먹는 부재료인 미역·야채류 등이 80여억원, 전국으로 팔려나가는 물류비 발생 30여억원, 고용 인건비 95억원 등 모두 3천2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뿐만 아니라 제철 맞은 과메기는 축제 등 지역 행사로 이어지면서 관광객 유치와 함께 전통시장 활성 효과까지 연계되고 있다.

▲ 지난해 서울 서초구청에서 열린 경북수산물 포항 구룡포과메기 홍보 행사 모습.
▲ 지난해 서울 서초구청에서 열린 경북수산물 포항 구룡포과메기 홍보 행사 모습.

□각종 행사로 관광객 유치

포항을 대표하는 수산물인 과메기가 서울나들이에 나섰다.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하고 포항시와 포스코 후원으로 지난 달 27~28일 이틀간 서울 서초구청 특설행사장에서 `2014년 포항구룡포 과메기 서울 홍보행사`가 열렸다. 포항의 대표적인 수산물인 구룡포과메기와 영일만 검은돌장어, 오징어순대, 구룡포대게, 물회 등 다양한 수산물 판매 및 홍보·시식행사가 마련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1천여명의 방문객이 찾아 포항 수산물을 시식해 대성황을 이뤘으며, 특히 겨울별미 과메기는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같은 달 15~16일 이틀동안 구룡포 과메기 문화거리에서는 과메기, 영일만검은돌장어, 꽁치국밥, 고동구이, 꽁치구이 등을 홍보·판매하는 `제17회 구룡포과메기&특산품 축제`가 수만은 관광객과 시민 등이 찾아온 가운데 성공리에 개최된 바 있다.

□과메기 행사는 진행형

포항시는 구룡포 과메기 홍보를 위해 지난 10일부터 오는 26일까지 `포항 구룡포 과메기 자매도시 홍보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서울 노원구청에서 과메기 등 수산물 홍보와 판매 행사에서는 과메기를 비롯한 동해안 청정 수산물의 무료 시식행사와 함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사진을 이루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날 준비한 수산물이 모두 동나는 바람에 19일 서초구청에 쓰일 수산물까지 공수, 판매했다”고 말해 포항 수산물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에 힘입어 포항시는 자매도시인 서울 노원구, 경기도 수원 장안구, 대구 수성구, 전남 광양시, 전북 부안군 등에서 과메기와 오징어피데기 등 수산물 홍보행사를 연다.

특히,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12월 30일부터 2015년 1월 1일 사흘 동안에는 4계절 지역 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영일대해수욕장 광장에서 `포항 구룡포 과메기 겨울바다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과메기와 포항시 우수 수산물을 홍보 및 시식, 판매한 예정이다. 전국에서 찾아오는 해맞이 관광객에게 지역 대표 먹거리인 과메기 맛의 우수성을 전파하는 한편, 지역 경기 부양에도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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