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진
아니 진진입니다
선생님께서 이름이 시와 걸맞지않다고 가운데 `창` 자를 떼곤 두 자 이름으로
지어주셨습니다
진진, 군침이 도는, 약간 중국 냄새가 나는, 말랑말랑한
내 이름 속에는
말을 다듬어 말의 오두막을 짓고
심심하면 전설 속의 제주 미인 자청비를 불러 연애도 하는
선생이 있습니다
어떤 날은 클레오파트라나 양귀비가 기웃대는가 하면,
어떤 날은 바가지를 긁어대는 뺑덕어멈이 있고
어떤 날은 털북숭이 사내가 몰래 들어와 수작을 부리고
자신의 이름에 얽힌 조그만 이야기와 시인의 느낌을 적은 이 시는 이름이 갖는 기호성과 그 속에 담긴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시를 적은 진진이라는 시인은 여자다. 성격이 거칠고 고집 센 남자같은 느낌도 드는 진창진이라는 원래의 이름보다는 나긋나긋하고 다소곳한 느낌이 드는 진진이라는 이름으로의 교체가 갖는 감회를 읽을 수 있다. 우리의 이름이 갖는 느낌은 어떨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