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경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 17~19일 개최
경산시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와촌면 대한리 갓바위 공영주차장 일원에서 `제14회 경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를 개최한다. 갓바위축제는 보물 제431호인 경산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일명 갓바위)을 중심으로 팔공산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문화유적을 활용,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된 문화관광축제다. 정성껏 빌면 하나의 소원은 성취시켜 준다는 영험성으로 전국의 참배객이 끊이지 않는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과 축제의 면모를 살펴본다.
보여주는 축제서 체험 위주로 전환… 3일간 다채로운 행사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은 갓바위라 불리는 팔공산 관봉 좌불상의 정확한 이름으로 1965년 9월 보물 제431호로 지정됐다. 관봉의 석조여래좌상의 위치가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산 44번지임에도 많은 사람이 팔공산에 있다는 이유로 대구의 명물로 인식하고 있어 경산시의 노력으로 문화재청은 2010년 8월25일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으로 고시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 사람이 대구의 명물로 알고 있고 대구 동구청이 동화지구 상가연합회와 갓바위축제를 열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이 갓바위로 불리는 것은 불상의 머리에 마치 갓을 쓴 듯한 넓은 돌이 올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돌은 석조여래좌상 축조 당시가 아닌 후대에 올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의 특징은 민머리 위에 상투 모양의 머리(육계)가 뚜렷하고 얼굴은 둥글고 풍만하며 탄력이 있지만 눈초리가 약간 치켜 올라가 있어 자비로운 미소가 사라진 근엄한 표정이다. 귀는 어깨까지 길게 내려오고 굵고 짧은 목에는 3줄의 주름인 삼도(三道)가 표시돼 있고 다소 올라간 어깨는 넓고 반듯해서 당당하고 건장하지만, 가슴은 평판적이고 신체의 형태는 둔중해진 듯하다. 투박하지만 무릎 위에 정교하게 올려진 두 손 중 오른손 끝이 땅을 향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과 유사해 석굴암의 본존불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왼손바닥에 조그만 약 항아리를 들고 있어 약사여래불로 보고 있다. 풍만하지만 경직된 얼굴, 형식화된 옷 주름, 평판적인 신체는 탄력성이 배제돼 있어 9세기 불상의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갓바위에 얽힌 이야기
신라 때 의현 스님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천도하고자 불상을 조각했는데 밤이면 학들이 날아와 추위를 지켜주고 3식 식사도 학들이 물어다 준 양식으로 연명하며 불상을 조성했다고 한다. 또 갓바위(陽)와 불굴사(陰)를 오가면 음양의 조화로 기도의 효험이 2배이고 갓바위와 불굴사의 석조입불상에 같은 날 불공을 드리면 소원성취한다는 설화도 있다.
□갓바위축제 명칭 사용, 대구시와 신경전
갓바위축제란 명칭을 먼저 사용한 것은 경산시다. 1998년 지역을 홍보하기 위한 소재를 찾던 경산시는 불교의 3대 기도 도량으로 유명한 갓바위가 경산지역에 있다는 것에 착안해 제1회 갓바위축제를 개최했다. 이에 동구청이 1999년 갓바위의 경상도 발음인 제1회 갓방구축제를 동화지구 주차장 일원에서 개최하고 2000년에는 슬그머니 제2회 갓바위축제로 명칭을 변경해 개최하며 경산시와 신경전에 나선다. 이러한 와중에 경산시가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매미`로 지역과 인근에 피해가 발생하자 수재민과 아픔을 같이하고자 축제개최를 포기하고 2009년 전국을 강타한 신종플루로 개최하지 못해 올해 `제14회 경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를 연다.
동구청의 갓바위축제는 동화사와 갓바위주차장 상가번영회가 매년 번갈아 개최하게 되며 팔공산 갓바위 단풍축제로 명칭을 변경하고 30일부터 11월2일까지 제15회 팔공산 갓바위 단풍축제를 개최한다. 팔공산 갓바위 단풍축제도 2009년 신종플루로 개최를 포기했었다.
□갓바위란 명칭에 집착하는 이유
갓바위가 위치한 팔공산이 대구의 명산으로 알려졌고 불상이 대구광역시와 경산시의 경계선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고 대구시내버스 401번 행선 표시판에 `갓바위(동화시설지구)주차장`으로 돼 있어 대구지역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대구지역에서 갓바위와 인근 봉우리로 발달된 등산코스도 한몫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하나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영험성으로 수험생을 둔 학부모와 불교신자, 관광객이 끊이지 않아 홍보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갓바위가 경남과 울산, 부산지역을 바라보고 앉아있어 이 지역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잦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갓바위의 특색을 살리기 위한 축제임에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축제의 하나라는 지적에 2013년 제13회 축제부터 소원축제로 변신한 경산 갓바위 축제는 보여주는 축제에서 체험위주의 축제로 변신했다.
체험행사로는 합격기원 엿 만들기와 소원 성취 봉숭아 물들이기, 생활도자기공예, 캐리커처, 소원 연꽃등 컵 만들기, 솟대 만들기, 소원 초 만들기, 합격기원 떡 나눔, 소원 적은 종이학 접어 달기, 소원엽서 적어 보내기, 소원 복주머니 만들기 등이 있으며 보고 듣고 즐기는 통일 북소리 공연, 다문화 가정 장기자랑, 악대부 공연, 대학페스티벌, 아리랑 태권무시범 등과 지도에 표시된 세 곳에서 스탬프를 찍어오면 완주자에게 기념품을 주는 등반대회와 소원성취 풍선 날리기 등 부대행사도 있다.
체험행사 중 소원성취 봉숭아 물 들이기를 위해 시는 지난 8월 봉숭아 물들이기 축제를 진행한 충북 제천에서 다량의 봉숭아를 사전준비했고 소원 엽서 적어 보내기를 위해 경산우체국의 협조를 얻어 느린 우체통을 행사장에 설치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우편엽서에 자신이나 가족, 누구에게나 관련된 소원을 적어 느린 우체통에 투입하면 한 달이 지나 배달된다.
17일 최승희 전통무용과 19일의 통일 북소리는 탈북자들이 공연자로 나서 남북의 통일을 기원한다. 18일 낮 12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열리는 다문화 가정 장기자랑은 경험해보지 못한 이국의 정취를 맛볼 수도 있다. 19일 오후 5시부터 대한리 갓바위 공영주차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갓바위음악회에는 MBC 라디오 `싱글벙글 쇼`의 진행자인 김혜영의 사회로 현숙, 김영임(국악인), 김국환, 신유, 박주희, 왕소연, 래퍼 R. P, 최예라, 각시와 신랑이 민요와 가요를 들려준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시가 지난달 개설한 경산 갓바위축제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경산/심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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