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 9~12일 개최
통일 신라시대 때 조성된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을 주제로 한 `2014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이 천년고도 경주에서 개최된다.
불교방송이 주최하고 경북도와 경주시, 불국사 등이 후원하는 이번 축제는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경주 첨성대 잔디광장에서 3t 규모의 에밀레 모형 종 타종과 사물치기 체험, 신라문화 체험, 신라 간등회(看燈會)재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은 현존하는 세계의 종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우리 방식으로 만들어진 `성덕대왕신종`의 가치를 알리고 정신을 기리기 위해 3회째 개최되는 것. 1회, 2회 행사 때는 각각 3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으면서 대성황을 이뤘다.
통일신라시대 `성덕대왕신종` 가치·정신 기리려다채로운 프로그램에 관람객 직접 타종 체험도
올해 축제는 `에밀레 박물관`, `신라 문화체험 마당`, `동시(東市) 재연`, 신라 간등회(看燈會)`, `전통문화공연`, `어린이 화랑 원화 선발대회` 등으로 꾸며진다.
이번 축제는 신라 저자거리 재연과 관람객들의 신라적 현장감을 유발하기 위해 20여채의 전통 기와집을 짓고, 30여평의 기와집을 조성해 에밀레 박물관으로 활용한다.
주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에밀레 박물관`에서는 성덕대왕신종 모형종과 일본 운주지 소장종, 선림원 출토종 등 현존하는 신라시대 범종의 모형종 전시를 비롯해 한국종과 외국종 비교, 성덕대왕신종 표면의 기록물인 명문 해석과 문양 설명 등을 전시한다.
특히 4t 무게의 대형에밀레 모형종은 관람객들이 직접 타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성덕대왕신종의 특징과 과학성, 주조과정 등을 그림으로 쉽게 풀이해 소개하고 세계의 종과 한국 범종의 신비를 보여주는 영상관도 운영된다. 그리고 에밀레종의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약 10분 분량의 애니매이션을 방영한다.
`신라문화 체험 마당`에서는 성덕대왕신종 비천상 탁본 및 인경 체험, 신라 금관 만들기, 신라 왕과 왕비 옷 체험, 대나무 활 만들기 등 옛것을 배우고 즐기며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동시(東市) 재연`은 신라 시대에 형성됐던 대형 시장인 `동시`에서 산나물·채소·과일·천 등을 파는 모습을 당시 그대로 재연하고, 도자기 종 만들기·손명주짜기·전통부채그림·선무도 등도 선보인다.
`신라 간등회(看燈會)`는 한국 전통등의 효시인 신라시대 간등(看燈)을 재연하는 행사로 축제기간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대형 공작 등과 용(龍)등, 황룡사 9층 모형탑 등 50여 개의 대형 전통등이 첨성대와 함께 은은한 야경을 연출할 예정이다.
`어린이 화랑 원회 선발대회`는 화랑과 원화의 역할체험을 통해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된 행사로, 유치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10일 오후 4시30분 진행된다. 화랑과 원화로 선발된 어린이는 지자체 단위의 행사나 축제에 출연하거나 모델로서 활동하게 된다.
이밖에 축제기간 매일 오후 3시와 5시 두차례에 걸쳐 특별한 힐링 콘서트도 개최된다. 신라의 소리 향가제, 창작무, 사찰학춤, 명상음악과 대금연주 등 노래와 연주, 춤이 무대에 오르고, 지역 대학의 노래와 댄싱 동아리들이 참가하는 `나눔콘서트`도 흥겨움을 더하게 된다.
`2014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의 개막식은 9일 오후 4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최양식 경주시장, 정수성 국회의원,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개막식에서는 `에밀레 주제무`, `선무도`, 경북도립국악단 무용단의 `태평무` 등 다양한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영남대 곽홍란 교수와 남성 성우가 성덕대왕신종 명문을 낭송한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신라 소리축제 에밀레전`이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종 문화를 널리 알리고, 문화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국보 29호 에밀레종은…
국보 제29호 에밀레종은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종으로 높이 3.75m, 입지름 2.27m, 두께 11~25㎝, 무게는 18.9t에 이른다.
신라 경덕왕이 아버지인 성덕왕의 공덕을 널리 알리기 위해 종을 만들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그 뒤를 이은 혜공왕이 771년에 완성해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鍾)이라고 불렀다.
이 종은 처음에 봉덕사에 달았다고 해서 봉덕사종이라고도 하며, 아기를 시주해 넣었다는 설화에 따라 아기 울음소리를 본떠 에밀레종이라고도 부른다.
세계의 종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우리 방식으로 만들어진 에밀레종은 1992년 제야의 종 타종 이후 1996년 학술조사와 2002·2003년 개천절 타종행사를 마지막으로 종 보존을 위해 타종이 중단됐다.
현재 이 종은 봉덕사, 영묘사, 봉황대를 거쳐 경주박물관에 자리잡고 있다. 이 종 바깥 표면엔 연화좌(蓮華坐)위에 무릎을 세우고 공양하는 모습을 새긴 4구의 비천상(飛天像)이 있다. 그 주위에 보상화(寶相花)가 구름같이 피어오르고 천상으로 천의(天衣)와 영락이 휘날리고 있다. 이는 박진감이 넘치고 사실적인 조각수법으로 다른 신라 동종에서는 볼 수 없는 솜씨로 8세기 중엽 신라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