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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멀다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4-07-11 02:01 게재일 2014-07-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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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도 텃밭이 있을까? 온통 바위섬으로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설마 보자기만한 텃밭 하나 만들 땅이 없을까? 이 질문에 확실한 답을 하려면 독도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잘 알려면 직접 그곳을 경험하면 된다. 독도를 터전 삼아 살아본 사람만이 가장 현장성 있는 답을 줄 수 있다. 오늘 그 확실한 답을 알게 되었다.

전충진 기자의 독도 현장 르포인 `여기는 독도`의 한 장면. 독도에 살러 간 기자에게 가족과 지인은 각각 질문을 한다. `독도에 슈퍼마켓은 있는가, 독도에 밭농사는 좀 할 수 있는가`하고. 독도에 슈퍼마켓이 있을 리 없다. 극히 제한된 주민이 살거나 드나들 뿐이니 구멍가게조차 있을 턱이 없다. 그런데 밭농사는 좀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은 자신이 없다. 막연히 섬 한쪽 어딘가에 손바닥만한 텃밭이라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만 했다.

그러고 보니 독도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 솔직하게 말하면 알아야겠다고 적극적 노력을 한 적조차 없다. 이 책에서 알게 된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외국 사람들의 70퍼센트가 독도를 일본 땅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한 예로, 미국에 유학하러 간 대학원생의 전언에 의하면 자신만 빼고 다른 모든 외국 학생들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여기더란다. 왜 한국 땅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교수의 질문에 이 대학원생은 한 가지 답밖에 할 수 없었단다. 한국인이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으니 한국 땅이라고. 이렇게 빈약한 논리로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제대로 주장할 수가 없다.

독도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러한 우리의 약점을 알기라도 하듯 그들은 틈만 나면 독도가 저들 땅이라고 우긴다. 지피지기라야 백전백승할 수 있다. 하지만 독도 문제에 관한한 우리는 아직 지피지기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점유했다고 다 우리 것이 되는 건 아니다. 독도 공부를 제대로 해, 아집에 둘러싸인 일본의 부당한 처사에 논리적 맞대응을 하고 싶다. 그러기엔 가야할 길이 너무 멀다.

참고로 독도에는 `파 한 뿌리 묻을 만한 곳이 없다`는 게 작가의 전언이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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