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독도를 물고 늘어지는 일본의 최종 목적은 국제사회에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 문제를 제소하는 것이다. 아베 정권의 우경화 전략의 한 방편으로 독도가 언급될 때마다 우리 국민 정서는 상처를 입는다. 아니 상처를 넘어 분노가 끓는다. 작가는 마냥 흥분하다 이내 사그라지는 우리의 태도에 경종이라도 울리듯 시종일관 깊은 성찰로 독도를 바라본다.
작가는 앞뒤 재지 않고 독도살이를 자청한다. 누가 뭐래도 독도가 우리 땅이며, 우리 삶이 이어지는 공간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보다 진실하고 실천적인 방법이 어디 있으랴. 독도는 결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낭만적 정서에나 어울리는 외로운 섬에 그치는 게 아니다. 일상이 이어지고 역사가 진행되는 우리 호흡이 살아있는 터전이다.
일 년여 간을 독도에 상주하면서 작가는 그곳의 자연과 사람, 역사에 대해 담담하게 기록한다. 애정과 신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펄떡이는 물고기 떼, 섬 주변을 맴도는 새떼, 바위틈에서 흔들리는 잡풀 하나에도 우리의 숨결이 흐르고 있음을 몸소 증명해 보인다. 서도 어민숙소와 동도 등대를 번갈아 오가며 독도 깊이 알기에 도전한 작가의 실천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긴 인생에 비추어 일 년이란 시간은 짧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노고는 결코 하찮은 게 아니다. 독도와 한 몸 ·한마음이 되어 열정을 다한 작가의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더 세상에 알려졌으면 좋겠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