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 주최 시민토론회<br>전통서원 구성-배치형식<br>규모 작지만 잘 따르고 있어<br>LH·해당 기관 관심 절실
비지정 향토유산이라는 이유 때문에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중양서원 <본지 5월 8일자 1면 보도>의 보존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포항 YMCA의 주최로 24일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양희제 경주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의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김윤규 한동대학교 고전문학 교수, 이창형 경북매일신문 서울지사장, 달성서씨 중양종중회 임원인 서삼교씨 등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날 양희제 교수는 `중양서원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발표를 통해 중양서원이 지닌 가치를 설명했고, 보존돼야 하는 이유와 해결 방향 등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중양서원은 비록 서원철폐령으로 인해 폐쇄됐었지만 지난 1947년 후손의 노력으로 복원된 후 현재까지 지역 유림들이 모여 강연을 하고 향제를 올리는 전통문화 전승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오늘날 도덕적 전통문화에 대해 후대가 인지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중양서원이 존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규모는 작지만 전통서원의 구성과 배치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며 “특히 망월문의 팔각주좌, 강당 원형주좌의 형식에서 특색을 찾을 수 있고, 마루청판의 목공기술에서는 전통방식의 목공기술을 확인할 수 있어 과거 역사적 사실의 증거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원이 보존되기 위해서는 문중과 더불어 해당 담당 기관에서 보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신속한 대처를 위해서는 `문화유산 국민신탁법`을 활용하는 방법도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김윤규 교수는 “문화재의 가치에서 지정·비지정은 중요하지 않지만 법률적으로는 차이가 있으므로 단순히 서원 건물의 유지만을 위해 공공기관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그러므로 중양서원이 가진 현대적 가치에 집중해서 서원 보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통문화재가 적은 편인 포항에서 중양서원이 문화적 갈증 해소를 위해 `문화적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고, 문화적 교육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문중이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이창형 경북매일신문 서울지사장은 “비지정 문화유산이라 하더라도 서원의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지난 2003년 울산의 구강서원 복원 사례 등을 검토해 시에서도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산업단지 개발사업의 주체인 LH 측이 그동안 포항운하 등 포항을 개발해서 많은 이익을 취했던 만큼, 포항시민을 위한 지원비를 받을 수 있도록 강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삼교씨는 “중양서원을 통해 전통문화를 교육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시에서 전통 체험활동 등 학교를 빌려 예절강좌를 하는 것보다, 전통적인 서원을 활용하는 컨텐츠를 함께 개발하면 무한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서진국 포항시 북구청장, 서득수 포항시 축제위원회 사무국장, 서상국 달성서씨 문중회장, 서정광 재포서씨 종친회장 등 문중 관계자와 시민 40여명이 참석해 중양서원 보존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펼쳤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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