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교육감 선거
당초 3선에 도전하는 이영우 후보에 맞서 출마한 이영직 후보가 상당한 파괴력을 보여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이영직 후보는 경북대 사대 출신으로 교사, 중등교육과장, 교육국장, 영주교육장, 포항영신고 초빙교장 등 화려한 이력을 내세우며 출전, 누구나 이영우 후보와 강력한 일전을 벌일 것이라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화려한 경력과 교육감을 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커리어로 교육청내에서 따르는 사람도 많았던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영우 후보도 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선거에 임했다. 지지율에서도 시간이 갈수록 이영우 후보를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육청내에서도 이영우 후보와 이영직 후보를 지지하는 파로 나뉘어 지는 등 혼전양상이 전개된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영직 후보도 현직 프리미엄을 극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적은 득표로 `찻잔속의 태풍`에 그쳤다는 평이다. 즉, 당초 예상과 달리 치고나가는데 한계를 드러내며, 지지율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주저앉았다는 분석이다. 이영우 후보는 52.07%, 이영직 후보는 26.81%, 안상섭 후보는 21.11%를 최종 득표해, 상대적으로 안 후보가 더욱 떴다는 평가다.
이러한 결과로 볼때 이영우 후보가 교육감으로 지난 5년간 다져놓은 지지세에다 현직프리미엄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영직 후보의 득표율은 실망스러웠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TV토론 등에서 경험이 많은 이영우 후보에게 뒤진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어교사 출신인 이영우 후보는 매끄러운 진행을 했지만, 수학과 출신인 이영직 후보는 논리는 정연하더라도 표현력에서 이영우 후보에게 뒤졌다는 것이다.
이영우 후보는 선거기간동안 자신이 5년동안 교육감직을 수행하면서 교육청에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걸 중점적으로 홍보했고, 이에 맞서 이영직 후보는 평가 지상주의를 지양하고 인성함양 등 기초교육의 충실을 내걸었다.
하지만 계량화된 수치에 익숙한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인성과 감성교육보다는 그동안의 치적을 중점적으로 홍보한 이영우 후보에게 신뢰를 보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에 비해 안상섭 후보는 상당한 선전을 했다는 평가다. 안 후보는 교사생활 17년을 한 것 외에 교육청 고위간부 근무 등 큰 경력이 없어 상대적으로 약체로 분류됐지만 크게 선전했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교육청 고위간부 출신이 아닌 사람에게도 희망을 주는 선거결과 향후 교육감 선거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걸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경북교육감 선거는 현 교육감에다 전직 교육청 고위관료가 맞붙어 교육청내에서도 어느정도 진영이 드러남에 따라 향후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당장 이번달 말 일반직, 9월초 전문직 인사가 예정돼 있어 당사자들이 숨을 죽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