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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부모 살해 대학생 검거

이창훈기자
등록일 2014-05-21 02:01 게재일 2014-05-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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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헤어지라는데 앙심… 범행 치밀하게 준비해
▲ 20일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여자친구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용의자가 피묻은 반바지 차림으로 달서경찰서에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달서구에서 중년 부부를 살해한 20대 남성은 자신과 사귀다 헤어진 전 애인의 부모가 교제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범행에 앞서 배관수리공으로 위장해 피해자의 집을 답사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20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흉기를 휘둘러 자신과 사귀다 헤어진 여성의 부모를 숨지게 한 장모(24.대학생)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19일 오후 6시20분께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권모(56)씨와 권씨의 부인 이모(48)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숨진 권씨의 딸(20)과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로 지난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사귀다 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이날 오후 6시20분께 권씨의 집을 찾아 미리 준비한 흉기를 이용해 먼저 욕실에서 부인 이씨를 살해한 뒤 현관 앞에서 권씨를 죽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권씨의 딸은 집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고, 이후 20일 0시30분께 집에 들어왔다. 장씨는 그때까지 권씨 부부의 시신을 그대로 놔둔 채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장씨는 이날 오전 9시까지 권씨의 딸을 감금했고, 권씨의 딸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던 중 장씨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베란다로 탈출을 시도하다 화단에 떨어졌다.

권씨의 딸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장씨는 20여분뒤 아파트를 빠져나갔고, CCTV에는 장씨가 손에 피묻은 수건을 감은 채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경찰은 `사귀다 헤어진 남성이 범인`이라는 딸 권씨의 진술과 CCTV 기록 등을 토대로 장씨를 쫓던 중 이날 오후 1시께 경북 경산의 자취방에 있던 장씨를 붙잡았다.

장씨는 권씨의 딸과 사귈 당시 술에 취하면 애인을 때리는 습관이 있었고, 이에 권씨 부부가 장씨의 부모를 찾아가 `딸과 헤어지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장씨가 권씨 부부에게 앙심을 품고 이들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장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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