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나무 등 4천그루 `헛일`<Br>새로운 조림대책 마련해야
독도를 푸르게 가꾸기 위해 나무가 없는 동도 경비대 정화조 주변에 심은 나무<본지 2013년 6월24일자 18면보도> 가 모두 고사(枯死)해 새로운 조림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울릉군 환경산림과는 지난해 6월 21일~24일까지 4일간 독도에 사철나무 2천700본, 섬괴불 810본, 보리밥나무 450본 등 3천960본을 조경전문 인력 6명 및 공무원 등을 동원해 심었다.
동도 경비대 정화조 주변 지구 440㎡에 사철나무, 섬괴불, 보리밥나무 등 모두 3천960그루를 심었고, 1명을 지정해 10개월 동안 묘목의 생육상태 점검, 물주기 풀베기, 관수 작업 등 식재목 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이곳에는 식목 9개월 만에 한 그루도 남지 않고 모두 고사했다. 독도에 심은 나무는 지난 2011년 울릉군 서면 태하리에 10억 원을 들여 5천㎡의 묘목생산기반을 조성해 독도에 잘 활착하고 적응하는 사철, 섬괴불, 보리밥나무 묘목 1만 그루다. 과거 독도에 나무를 심을 때 울릉도에서 적응시킨 묘목의 활착이 좋았던 점을 감안해 독도의 자연환경과 유사한 울릉군 서면 태하리에 독도산림생태계복원 육묘장을 조성, 독도 묘목생산 기반까지 확충하며 애썼지만 모두 고사된 것이다.
<사진> 따라서 현재의 조림대책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예산만 낭비하고 나무 한 그루도 제대로 활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산림·조경전문가를 동원해 체계적인 조림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도나무심기는 대한산악회와 울릉지역사회, 자생단체, 푸른 울릉·독도가꾸기회가 지난 73년~96년까지 23년간 14회에 걸쳐 해송, 동백, 사철, 후박나무 등 총 1만 2천여 그루를 심어 활착에 성공한 바 있다.
특히 이들은 조경전문가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서도에 이들이 심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번 조림 사업은 예산만 낭비한 주먹구구식 조림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독도에는 원래 나무가 많이 자랐으나 미 공군의 폭격 및 토끼사육으로 인해 점차 사라졌다. 조림에 대해 생태교란이 우려된다는 반대의견도 있다. 하지만 독도에서 산사태가 자주 발생해 독도 규모가 줄어드는 데다 점차 바위섬으로 변해가고 있어 조림사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