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민협은 민간 대북 지원 단체들의 모임인데,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이 이끌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월드비전은 세계 96개국을 지원하는데, 1994년부터 북한을 포함시켰고, 2000년부터 `무바이러스 씨감자`재배기술을 전수했으며, 현재 황해북도 금산농장을 통째 월드비전이 맡아 농업, 보건의료, 주택, 교육 등 지역개발사업을 진행중이다.
북민현 양 신임 회장은 “통일 준비는 남북한 주민들의 신뢰쌓기에서 시작돼야 하고, 대북 지원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했다. 2010년 5·24조치로 대북 지원이 막히자, 아프리카나 동남아 빈국 지원으로 방향이 선회됐지만, 북민협은 국제월드비전을 통해 대북 지원을 계속했고, 그동안 북한 주민들이나 당국자의 신뢰를 얻어 금산농장을 관리하게 되었다.
양 회장은 10여년 전 동독지역이었던 라히프치히에서 본 경험을 말했다. “이용객이 없는데도 독일정부가 그 곳에 공항을 짓고 도로를 닦았는데, 지금 그 곳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돼 있다. `이것이 통일준비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와 같이 대북지원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란 것이다. 최근 북민협과 월드비전은 북한 영·유아를 위한 분유 2만천통을 북에 보냈다.
지난주 북한을 방문하고 최근 한국에 온 글린 포드(64) 전 유럽의회(EU) 의원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30명 가량의 북한 관리들이 경제교육을 받고 있다. 북한의 경제 개혁개방에 대한 열의는 대단하다”고 했고, 평양시내는 늘어난 차량으로 교통혼잡이 생겼고, 북한 무역은행이 발급한 직불카드로 택시, 대부분의 상점과 식당에서 결재가 가능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리고 그는“뭔가를 얻으려면 먼저 지불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비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대북원칙을 발표한 후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스스로 위원장을 맡았다. 5·24조치를 차츰 풀고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통일을 위한 준비단계라는 생각이다. 통일부 교류협력국은 대북 규제를 너무 심하게 해서 `교류규제국` 혹은 `대북지원단체들의 저승사자`라 불리우고 있는데, 인적·물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통일부의 정책도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