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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재능 기부한 두 예술인

등록일 2014-03-05 02:01 게재일 2014-03-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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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출신의 두 예술인이 고향을 위해 아름다운 재능기부를 했다. 올해 97세 되는 초헌 장두건 화백은 2009년 포항시립미술관이 개관될 때 자신의 작품 50점을 기증했고, 최근에는 작품 19점을 영구 임대하고, 조각인물상, 팔레트, 이젤, 붓 등 평소 사용하던 작업도구들과 도서와 인물사진 등 자료 1천여점을 기증했다. 또 포항출신의 세계적 성악가인 바리톤 우주호씨는 최근 포항오페라단장에 취임, 고향의 음악 발전에 헌신할 생각이다.

지역 발전의 중심축은 지역 인재들이다. 그래서 지역마다 다투어 장학제도를 만들어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또 역사적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선양하는 사업을 지역 마다 열심히 펴는 것도`인재와 지역 발전`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다. 러시아의 스탈린이 메모첩에 기록해놓고 수시로 상고했던 말이 있다. “고위 벼슬아치 100명이 갑자기 사라진다 해도 국가는 아무 영향을 받지 않지만, 문화예술인 100명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그 순간 나라는 주저앉는다” 그래서 그는 오페라단과 발레단을 꾸준히 운영했다.

우주호씨는 한양대 음대, 이탈리아 베네벤토 국립음악원, 산타체칠리아 국립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20년째 농촌, 병원, 양로원 등 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음악회를 열어왔다. 지난달 27일 포항오페라단장에 취임한 그는 “고향인 포항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한국오페라의 세계화를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결의를 밝혔다. 오페라 하면 귀족층이나 즐기는 도락이란 생각이 들기 쉽지만, 한국의 판소리도 창극(唱劇)이라는 점에서 오페라의 일종이다.`이야기에 곡을 붙인`음악형식이다.

창단 10년이 되는 포항오페라단은 올해 `문화로 놀자`라는 콘셉으로 정기공연과 갈라 공연,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문화소외계층과 다문화가족 등에 음악의 감동을 알려주고, 오페라 투어나 강좌를 마련해 누구나 쉽게 오페라를 접하고 즐길 기회를 만들 생각이다. 이를 계기로 포항지역에 `포항오페라단 후원회`를 결성했으면 한다. 부담 없는 후원금을 내고 `시민의 오페라단`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며 `문화 예술이 꽃피는 포항`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초헌 장두건 화백의 기증작품을 전시하는 `초헌관`을 마련하고, 초헌미술상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음달 초 초헌관에서 장 화백의 작품과 기증품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그는 프랑스 유학 현대미술 1세대이고 전통 아카데미즘이나 인상주의, 그리고 입체파 등의 영향을 받았으나 초헌은 이를 뛰어넘어 독특한 화풍을 개척했다. 화사하고 다소 몽환적인 색채, 지적이면서 경쾌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받는다.

고향을 위해 재능을 기부한 두 예술인의 뜻이 유감 없이 펼쳐지도록 시민들이 적극 후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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