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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의 담배 소송에 힘을

등록일 2014-02-17 02:01 게재일 2014-02-1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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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창호포항문화원장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문화가 발전하지 않고 머무르거나 오히려 퇴행한다면, 이 사회도 발전하지 못하고 퇴행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필자는 포항의 문화원장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모든 사회적 문제와 현상들이 이 시대의 문화로 다가온다. 경북도지회장 직도 겸하고 있는 터라 경북의 일과 나라에서 시행하는 정책들을 시행하다가도 문화와 연결해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팔십여 성상을 살면서 국가가 시행한 정책들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고속도로와 국민건강보험이다.

얼마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포항북부지사장과 공단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슈가 되는 담배 소송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왜 담배 소송에 대해 참여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이야말로 모든 국민을 대표해 담배 소송을 이끌어야 할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목표를 갖고 일을 진행하는 단체다. 그럼에도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동안 담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회사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묻거나 생산에 제지를 한 적이 없다.

담배는 개인의 선택이고 그에 따른 문제도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본인 또한 그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담배의 특성상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개체로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도 무방할 물건이라는 사실과 중독성으로 한 번 피우면 스스로 끊기 어렵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담배 회사들은 `저타르`, `라이트`라는 용어를 사용해 덜 해로운 것처럼 영업하며 소비자들을 농락했다. 이 점을 깨달은 공단은 흡연이라는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각종 병을 얻어 고생하는 그들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들은 흡연을 격리하고 지양해야 한다는 사실에 수긍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흡연이 문화였던 지난 시대는 가고 금연이 문화가 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흡연자들을 격리시켜 그들끼리 지정된 공간에서 흡연하도록 지정하는 등의 법이 생겼다. 하지만 갑자기 생긴 법에 흡연자들은 당황했고 흡연자의 인격에 대해 소리치곤 했다. 이 또한 문화가 변화하는 시기에 발생하는 혼돈이다. 하지만 그러한 정책이 시행된 지 몇 년이 지나자 점점 흡연자와 비흡연자들이 정책을 따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기류와 함께 건보공단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대대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그 결과 국민의 건강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게 됐고 지난해 `시범연구사업`을 진행했으며 오는 6월경에는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으로 많은 노력과 열정을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에 문제가 생긴 것에 담배도 한몫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단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증적인 연구 분석 결과, 흡연으로 의한 재정손실액이 1조7천억원(2011년 기준)에 이른다는 구체적인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우리 국민의 한 달치 보험료와 같은 금액이다. 이와 같이 재정적인 것도 문제지만 나라의 장래를 짊어진 청소년들의 흡연 문제가 더 걱정이다.

지금까지는 개인이 담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 그러나 개인의 선택이었고 개인의 책임이라는 이유로 모두 패했었다. 그래서 마침내 공단이 나선 것이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증거를 준비해 국민건강을 지키고 해로운 것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내겠다는 신념으로 시작한 이 일은 담배 소송을 통해 흡연으로 고통받는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 믿는다.

나라의 일에 참여하고 있는 본인은, 공단의 이 같은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반드시 승리하여 모든 국민이 보상받고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길 희망한다. 공단의 담배 소송으로 인해 사회의 진리가 올바로 정립하고 올바른 문화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것도 더불어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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