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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소통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4-01-13 02:01 게재일 2014-01-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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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것을 쉽게 말하는 것도 능력이다. 인문학 열풍을 타고 여기저기 좋은 강좌들이 넘쳐난다. 더 이상 의식주 해결만이 목적이 아닌 세상을 살고 있다는 이 느꺼운 호사! 신나고 감사할 일이다. 내게 관심 있는 주제거나 입소문이 난 강사의 강의는 아무래도 눈여겨보게 된다. 바지런을 떨어 강연장을 찾을 때도, 메모했다가 텔레비전으로 시청할 때도 있다. 타이밍을 놓친 경우는 인터넷을 뒤져서라도 보게 된다. 내용에서 명약관화니 그 명성이 명불허전임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쩜 하나 같이 저리도 똑떨어지면서도 유쾌한 강의를 하는지.

사실 인문학 강좌라 해서 특별히 어려운 철학적 이해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학문이나 학술을 위한 강의가 아닌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향한 목소리다 보니 그들은 될 수 있으면 쉽게 얘기한다. 왜냐하면 그 인문학이란 게 결국 `소통과 이해`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살이에 소통과 이해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학문적으로 접근하지 않아도 실생활에서 나온 예시들만으로도 훨씬 공감도를 높일 수 있다. 사람답게 소통하고 이해하는 데는 인간 자체에 대한 경험적 사유가 필요한 것이지 거창한 이론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학자가 아니더라도 대중 강연에서 성공적 데뷔를 하는 일반인(?)들이 많다. 그 중 유명세를 타는 분 중에 김창옥 강사가 있다. 변변한 스펙조차 없이 `언변과 사람에 대한 이해` 하나로 이 업계에 뛰어든 이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그의 미니 특강을 인터넷에서 찾아본다. 어떤 격조 높은 인문학 강좌 못지않게 울림을 준다.

앞에서 말했듯이 인문학은 결국 소통과 이해와 공감에 관한 것이다. 그것을 깊게 파고들어 학문이란 미로로 이끄는 것은 학자들의 몫이고, 현실과 접목시켜 숨통 트게 하는 역할은 김창옥 같은, 이제는 전문 강사가 된 이들의 몫이 되어도 좋다. 노래길 보다는 말길이 트여버린 그의 쉽고, 유머 깃든 말들의 향연 앞에서 너무 편안하게 `위로`라는 선물을 받아가는 게 어쩐지 미안해지는 하루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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