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미니음반 `코발트 스카이 072511` 발표<BR>한여름 코발트 빛 백야 인상적<BR>여행서 받은 영감·자유 담아내
싱어송라이터 윤건은 지난 7월 친구들과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찾았다.
굳이 핀란드를 여행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손에 넣은 유럽행 티켓이 마침 핀란드 국적의 항공기인 덕에 우연히 닿은 장소였다.
해가 지지 않는 한여름 북구의 코발트 빛 백야는 그에게 작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고, 그 여운은 5개월 뒤 음악으로 완성됐다.
“한국에서는 제가 무언가에 얽매여 살았나 봐요. 핀란드에서는 여름에 해가 지지 않으니 사람들이 밤새 나와서 미친 듯이 노는 겁니다. 그 자유가 임팩트있었죠.”
최근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서 만난 윤건은 “여행에서 받은 영감을 앨범에 녹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래서 앨범명도 `코발트색 하늘 7월 25일 밤 11시`라는 뜻에서 따왔다”고 말했다.
윤건의 새 미니음반 `코발트 스카이(kobalt sky) 072511`은 북유럽의 백야를 모티브로 삼아 뮤지션의 자유로운 감성을 청량하게 빚어냈다.
`여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1번 인트로 트랙의 제목은 `디파처`(Departure), 5번 아웃트로 트랙의 제목은 `어라이브드`(Arrived)다.
앨범의 중추를 이루는 2번 트랙 `프리`(Free), 타이틀곡 `자석처럼`, 4번 트랙 `선샤인`은 모두 브릿팝을 토대로 했다.
“어렸을 적부터 롤모델로 삼은 가수들이 다 영국 뮤지션이에요. 존 레넌, 폴 매카트니, 퀸, 스팅,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등이죠.”
그는 과거 알앤비 듀오 브라운아이즈 활동을 의식한 듯 “한국에서 활동하다 보니 음악적으로 미국, 흑인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음악적으로 헤매다 다시 (브릿팝을) 찾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브릿팝의 매력은 자유로움이에요. 가사나 창법도 솔직하고 직접적이죠. 반면 알앤비나 흑인 음악은 솔(Soul)처럼 `감는` 창법이에요. 은유적이고 간접적이죠.”
브릿팝의 매력을 묻자 `자유로움`이란다. 여행에서 받은 영감과 브릿팝의 자유로움은 이렇게 한데 뭉쳐 `프리`라는 곡으로 재탄생했다.
이 곡은 인상적인 기타 리프와 깔끔한 보컬이 16비트 브리티시록을 타고 젊음의 일탈을 노래한다.
윤건은 “핀란드에서 작사와 일부 작곡까지 마치고 돌아온 것”이라며 “북유럽은 영국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느낌이다. 디자인과 음악이 트렌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타이틀곡인 `자석처럼`은 여행의 여운이 그다지 묻어나지 않는다.
실은 `프리`를 타이틀곡으로 하려다가 후일 갑자기 악상이 떠올라 `뚝딱` 만든 이 곡의 주변 반응이 워낙 좋아 대체하게 된 것이다.
“작업실에서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그분`이 오셔서 10분 만에 만든 노래에요. 자석이라는 단어와 멜로디가 함께 생각이 났죠. 주변 친구들에게 들려주니 몽환적이고 붕 떠있는 느낌이 든대요.”
`자석처럼`은 보컬, 피아노, 현악 4중주, 베이스만으로 미니멀한 아날로그 감성을 추구한 발라드. 인간의 여러 감정을 자석과 중력에 비유해 풀어냈다.
그는 “비틀스의 `예스터데이`(Yesterday)처럼 간단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이번 앨범이 브릿팝을 토대로 한 것처럼 그가 만든 의상도 영국풍인 점이 이채롭다.
윤건은 “패션과 음악은 같다. 둘 다 트렌디해야 하고, 대중적인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소개했다.
“저는 패션을 음악으로 완성합니다. 또 음악을 패션으로도 완성하죠. 어려운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이 둘은 떼려야 뗄 수가 없어요. 비틀스를 생각해보면 바로 그들의 비주얼이나 옷이 생각나잖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