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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보수계획 세워야 한다

등록일 2013-11-12 02:01 게재일 2013-11-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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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 서기 651년에 김대성에 의해 조성됐고, 199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건축, 수리, 기하학, 종교, 예술이 총체적으로 실현된 한국 조각예술의 자존심이다. 그동안 학자들에 의해 석굴암의 조형미가 다각도로 연구됐고, 그 안전성에 대한 조사도 진행돼 왔다. 그런데 석굴암에 우려할 정도의 균열이 있으며, 불측의 시기에 붕괴될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에 따라서는 “아직 두고 볼 단계”라 진단하기도 하고, “지금 보수계획을 세워 대처해야 할 단계”라는 의견도 나온다.

유비무환이다. 석굴암에 위험성이 발견됐다면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금 56곳의 균열이 발견되고 있는데, 본존불에서 25개의 균열·파손 현상이 있고, 천정에 3개, 측면 기둥에 6개, 사천왕상 등 외벽에 15개, 외부 돔에 7개의 문제가 보인다. 세워진지 1천400년이나 지났고, 전쟁과 억불시대를 지나오면서 붕괴 방치 부실보수의 역사를 거쳐온 석굴암이다. 1911년에서 15년 사이에 일제가 해체 복원을 했었는데, 그 때 부실복원을 한 것이 오늘날의 병증(病症)으로 나타난 것이다.

석굴암의 균열은 본존불 대석과 외벽 모두에 나타났는데, 안팎이 모두 우려할 수준에 와 있다. 본존불 대석의 균열은 언제 무너질지 알 수없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으며, 외벽과 천정의 균열은 해체 복원 당시에 콘크리트를 부었기 때문에 원형을 잃었기도 하지만 하중(荷重)을 견디기 어려운 채로 100년 이상을 지나온 흔적이다. 처음 석굴암을 지을때 큰크리트를 부었을 리 없는데 이것을 걷어낼 생각을 하지 않고 내부에 이슬이 맺힌다 해서 공기순환기를 설치해 습도를 강제로 조절하는 편법을 써왔다. 그 `자연 이치에 역행한 억지`가 누적되면서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다.

본존불 부분의 위험성은 대좌에 있다. 왼쪽 무릎 아래 연화대석의 균열은 길이가 1m 가량됐다. 1996년에는 33㎝였으나 지금은 50㎝의 대좌 전부를 수직으로 가를 정도로 진행되었다. 17년 사이에 그만큼 갈라졌다면 그것은 `두고볼 정도`가 아니라 `바로 눈앞에 닥친` 위험이라고 봐야하지 않은가. 대석의 위험성은 그뿐만 아니다. 동자주(童子柱·연화대석을 받치고 있는 안상의 작은 기둥) 두개도 위 아래가 파손됐고, 왼쪽 동자주는 비틀리기까지 했다. 암석 전문가인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는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인 데,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 했다.

본존불과 외벽 천정 등에도 예외 없이 균열이 수십 군데 생겨 있다면, 이것은 `두고 볼`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 정부와 국회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수계획과 예산을 세워야 할 일이다. 국회는 제발 정쟁 그만하고 국가적 문제에 집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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