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3가지 대안을 제시했는데, 유라시아 동북부를 철도와 도로로 연결하는 `복합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궁극적으로 유럽까지 연결하자는 것, `유라시아 에너지 네트워크`로 전력망, 가스관, 송유관을 비롯한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하자는 것, `유라시아 경제 통합`으로 유라시아 역내외를 아우르는 무역협정과 연계해 거대 단일시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같은 `유라시아 계획`은 단기적으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한 배에 태우고 장기적으론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상대로 자유무역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철도·가스관·송유관 등을 통해 러시아와 연계하면 북한은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된다. 박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을 마치면 곧바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게 되는데, 그 때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가스를 한국까지 끌어오려면 북한을 거쳐야 하고, 따라서 북한을 경제협력의 동반자로 자연스럽게 영입해야 한다. 그것은 북한에도 이익이 되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러시아와 한국이 가스협정을 맺고 북한을 설득하면 가스관의 `북한 구간`도 가능성이 높다.
유라시아 무역로는 과거 `초원의 길`이라 불렀고, 터키와 신라가 이용했다. 그동안 이념의 갈등속에서 그 길이 단절됐지만, 오늘날 다시 `무역로의 부활`이 논의되고 있다. 신라때는 도로였지만 지금은 철도로 연결된다.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인 기업인이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이었다. 그는 생전에 “우리가 만든 열차로 부산에서 서울과 평양을 거쳐 유럽까지 가고 싶다”고 했고, 지금은 그 아들인 정몽구 현대차그룹이 그 뜻을 이어받았다. 부산에서 울산, 포항, 삼척, 평양, 나진 선봉을 거치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옛 `초원의 길`을 따라 유럽까지 가는 철도 건설에 현대로템 등 그룹사가 유라시아 철도 연결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
이 연결사업의 첫째 과제는 `포항~삼척~평양~나진 선봉~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하는 철도 건설이다. 곧 있을 푸친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스관 연결사업이 합의되고, 철도연결사업이 합의되면 현대제철이 철도건설 사업에 본격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 부산에서 독일까지 배로 가면 27일이 걸리지만 유라시아철도로 가면 10일이면 충분하니 얼마나 물류비가 절약되는가. 포항 등 경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이 일에 적극 나서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