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은 임상 진료에 관한 에세이인데 평소 구하고 싶었던 분야였다. 의사, 간호사, 환자 및 그들의 보호자들이 겪은 임상 경험을 풀어놓았는데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울림이 있었다. 삶의 뿌리로 내려가고 내려가면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가 있다. 환자가 되었든 의사가 되었든 아니면 그 누가 되었든 그들 이야기의 본질은 삶의 진정성에 닿고자 하는 자기 고백이자 노력에 관한 것이었다. 고통과 공감에 관한 그들의 에세이에는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고 있고 그 방식마다 고유한 의미가 깃들어 있다는 것이 나타나 있었다.
다음 한 권은 세상을 아름다운 잣대로 보려고 노력하는 한 남자의 일상에 관한 거였다. 일 하는 틈틈이 만나는 사람과 풍경에 관한 보고서인데 기대치 않았던 힐링을 선물로 주는 그런 책이었다. 밑줄을 그어가며 읽을 만큼 시종일관 따뜻한 시선이 나를 압도했다. 그러고 보니 두 권 다 삶의 뿌리에 가닿으려는 사람들의 진정성 어린 시선에 관한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전자가 고통과 번민을 풀어놓을 때, 후자는 환희와 미소를 노래한 것이 다르다.
그 둘 다 삶의 실체들이다. 말하자면 고통을 발판으로 환희를 노래하는 마음의 자세 이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를 볼 때면 한없이 웃어 보이려 합니다. 이 또한 역시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겠지요. 낯빛은 환하고, 눈매가 서글서글하며, 입 꼬리가 솟는 것은 항시 온화한 마음을 찾으려 노력하고 또 노력한 흔적입니다.` 이를테면 `통영은 깊다`에서 삶의 근간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는 저렇다. 고통이든 환희든 `노력하고 노력한 흔적`으로서 웃음을 연습한다는 그 시선에 자꾸 마음결이 가게 된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