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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수운관리소 근본 혁신을

등록일 2013-10-17 02:01 게재일 2013-10-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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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임하호수운관리사무소는 최근 자체 경영쇄신안을 내놓았다. 불필요한 선박 감축, 도선 통폐합 및 운항 폐지 등을 단계별·연차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쇄신안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너무나 안이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제 머리 깎기`같은 자체 쇄신안이라 시의회와 시민단체와 언론사 등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지혜를 모아 제대로 된 혁신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달 말에 안동시의회 임시회가 열리니 그 때 엄중한 시정질의와 함께 혁신안을 모색하고 예산심의 과정에서 과감한 `칼질`을 해야 한다.

안동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현장을 찾아 도선·행정선의 운영실태를 점검한 후 수운관리소의 자체 쇄신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은한 의원은 “맹장염이 터져 복막염이 된 상황에서 겨우 연고제를 바른 뒤 병이 낫기를 기다리는 모양새”라며 “더 이상 안동 임하호에 시민혈세가 부당하게 투입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수현 위원장도 “이번 현장점검에서 확인된 사항을 토대로 사업의 적정성, 주민의견 반영 여부, 예산 투입의 효과성 등 사업 전반을 면밀히 검토하고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 등의 자료로 활용해 시민의 혈세가 더 이상 낭비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안동 수운관리사무소의 비리는 `총체적 부패`라 할만한 것이었다. 행정적 쇄신도 물론 필요하지만 사법적 처리 또한 삼엄하지 않으면 안된다. 경찰은 안동호 도선에 연료를 공급한 주유소에 대한 수사도 벌였는데 일부 공무원들이 해당 주유소와 결탁해 당초 도선에 주입될 연료보다 적게 공급하고 정상인 것으로 허위서류를 꾸민 사실도 밝혀냈다고 한다. 명백한 공금 횡령이다. 경찰은 또 수운관리사무소 직원 20명의 차량 중 도선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디젤엔진 차량이 16대인 점을 주시, 이들 차량들의 연료비 지출 내역서를 확보했다. 또 시민단체들도 “시청내에 선박유류 절취 커넥션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수운관리사무소 직원 대부분이 안동호 선박유류와 같은 연료인 경유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니 정황상으로 보아 공무원들의 유류 절취 규모가 적지 않고 조직적이었으며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자행되지 않았겠느냐는 의문도 생긴다. 기름 빼먹기, 근무태만, 허위 공문서 작성, 허위 업무보고, 관리감독 부실 등이 장기간 묵과 방치된 현실을 볼 때 “원시시대 행정 아니냐” 하는 탄식이 나온다. 내년에 도청이 이전되는 안동시다. 획기적 발전이 약속돼 있다. 또 안동시는 `한국의 문화 수도`라 불리어지는 선비의 고장이다. 그런데 공무원들의 행태를 보면 `문화수도에 역행하는 도시`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 중심 도시`다운 면모로 일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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