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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수운관리사무소 폐쇄하라

등록일 2013-10-10 02:01 게재일 2013-10-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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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임하호 수운 관리사무소가 그동안 저지른 비리는 실로 `비리백화점`이라 할만하다. 기름을 도둑질한일, 출퇴근을 마음대로 한 일, 직무를 태만히 한 일, 출근부를 조작한 일, 공문서를 조작해 지원금을 타낸 일, 위험요소에 대해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담당직원이 근무시간중에 농삿일이나 한 일 등등 각종 비리가 총망라돼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총체적 비리가 오래 계속돼왔지만 감독관청은 이에 대한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고, 적절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해두면서 예산낭비를 했다는 점이다. 최악의 직무해태다.

1994년 안동호에서 불법도선이 침몰하면서 4명이 사망한 사고가 일어난 후 안동·임하호 수운관리사무소가 설치됐다. 불법어업행위를 단속하고, 선박의 안전운항을 지도하고, 호수내 수운관련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설치한 행정관서다. 그러나 19년이 지난 지금까지 안전운항 관련 단속은 단 1건이고, 불법어업 단속은 단 1건도 없고, 수상레저나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배가 날로 늘어나지만 접안되는 선박의 수는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안동호에는 암초가 곳곳에 있고, 물이 줄어들면 암초들이 선박운항에 위험요소가 되지만 부표 하나 없다. 근무자 20여 명이 일은 하지 않고 기름이나 빼내고 농사나 짓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도선 운항 외 각종 업무가 산적해 실질적인 단속을 못하고 있다”고 변명을 했다. 개가 웃을 소리다.

하는 일 없이 국민의 혈세로 월급과 수당을 받으면서 또 하나 용서할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 안동시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자원공사로부터 수운 관련 지원금 121억원을 받아냈다. 해마다 안동·임하호수운관리사무소는 수자원공사로부터 13억원을 지원받고, 안동시로부터 17억원을 받는 등 매년 30억원의 국민혈세를 낭비해왔다.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는 공문서 위조이다. 수자원공사에 보내는 공문서는 대부분 위조인데, 도선이용객 수는 2만명으로 추석 성묘객 등 특별수송객도 5천여명으로 기록돼 있지만 실제 도선이용객 수는 수십명에 불과하고, 특별수송객도 수백명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도 배 한 척이 더 필요하다고 최근 안동시의회에 10억원의 예산을 요구했다니 `공무원 유람선`으로 이용할 작정이었던가. 완전한 양심실종이다.

이런 수운관리사무소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호수 인근에 교량이나 도로가 많이 건설돼 있어서 굳이 도선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실제 도선 이용객 수는 날로 줄어든다. 배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다. 도로가 잘 돼 있고 교량이 있으니 차라리 마을버스를 증차하는 것이 낫다. 이런 사무소는 폐쇄하고,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하는 것이 혈세 낸 국민에 대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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