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동시 북후면 한 식당 술자리에서 사소한 일로 사람을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A(54)씨는 후배 B(51)씨가 반말을 하는데 격분해서 흉기로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고 한다. 50세를 넘어 철이 들만큼 들었을 사람들이 그런 망나니짓을 하다니… 피해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고, 가해자는 살인미수 혐의로 검거됐지만, 어른들이 이러니 자녀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며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사람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 인성교육이 없었던 탓이다. “먼저 인간이 돼라”는 말은 있는데, 인간이 될 교육은 없었다. 인성이 좋은 사람은 남을 잘 믿고, 남을 잘 믿는 사람은 사기를 잘 당하니, 그런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나 하면서 독심(毒心)만 길러온 것인가.`얼굴 두껍고 심보 검은 사람`들이 성공하더란 소리나 듣고 살아온 것인가.
최근 서울의 한 일간지와 대학교가 중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로`인성교육의 현실`를 알아봤는데, 그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거의 절망적이었다. 정직하고 정의롭게 살아라, 남을 배려하라, 거짓말 하지마라, 약자를 도우라, 경쟁보다 협력하라, 윗사람을 공경하고 부모에 효도하라, 나라에 충성하고 지도자를 존경하라, 이런 말을 들어본 경험이 별로 없고, 그런 소리는 `잔소리`에 불과하며, 시간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아이들은 태어나 말을 겨우 배울 무렵부터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다. 보습학원, 영재학원, 영어학원 논술학원을 전전하며 종일 사교육 순례를 한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학교는 잠 자는 곳이 돼버렸는데, 학교 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지만 제대로 하는 학교는 없다. 영어·수학·국어 시간은 늘어나고 음악·미술·도덕시간은 줄어든다. 과거 “개구장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란 광고카피가 유행했었는데, 지금은 “개망나니라도 좋다 시험성적만 잘 받아라”란 말이 유행어가 될 판이다.
국사 과목이 수능 필수가 됐는데, 인성교육도 논술고사 출제 기법을 활용하면 될 것이다. 논술시험의 주제를 가령, 역사속의 인물, `소크라테스의 대화`속에 나오는 과제들, 한국의 미풍양속에 관한 일들, 훌륭한 제도에 대해 출제하면 학생들이 절로 인성공부로 다가갈 것이다. `점수`와 연결시키지 않으면 교육이 아예 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