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고, 들판을 스치는 바람결이 상쾌하다. 축제를 벌이기 좋은 계절이다. 곳곳에서 온갖 축제가 벌어져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가을에는 이른바 `축제경기`가 형성된다. 돈이 돌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을은 행복한 계절이다.
문경시에서는 지난 20일 오미자축제를 벌였다. 전국 유일의 오미자산업특구가 형성된 문경이고, 올해 축제에는 9만명이 다녀가 총 35억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시에서는 전 행정력을 오미자에 쏟을 것이라 한다. 문경은 도자기로 유명하지만 오미자로 또 한번의 도약을 할 모양이다. 가을에는 밤 따기, 대추 따기 같은 추억의 행사도 벌여볼 만 하다.
청도군은 한가위를 맞아 소싸움경기를 벌였는데, 올해도 대성황이었다고 한다. 토·일요일 주말 2일간 3만5천명이 다녀가 7억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청도는 소싸움 전용 경기장에서 한국 최대의 투우경기가 벌어지고, 씨 없는 반시로도 유명하다. 특히 감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만들었는데, 그중 감와인은 수출길도 활발히 열고 있다. 옛 터널을 감와인 보관·전시장으로 개조해 볼거리도 만들어 두었다. 청도 감축제도 볼만 한데, 올해는 둥근무늬낙엽병이 돈다 하니 걱정이다. 상주의 곶감은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데, 전염병이 빨리 퇴치돼야 하겠다. 이 병이 안강의 단감축제에 영향이 없을 지 염려가 된다.
이 달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봉화읍 체육공원과 송이산 일대에서 송이축제가 열린다. 송이 채취 체험, 송이비빔밥 시식회 등이 있고, 부대행사로 당귀와 백출 등 5가지 한약을 배합한 사료를 먹여 키운 봉화약한우고기도 선보이고, 송이전국 마라톤대회, 전국생활체조경연대회, 봉화군민 체육대회, 봉화어린이집 연합운동회 등이 열려서 축제를 풍성하게 한다. 봉화송이축제는 이미 그 명성이 높아 명품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 정부에서는 지방축제에 예산낭비가 심하다며 구조조정을 권유하는 형편이지만 봉화송이축제는 존속시킬만한 축제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올해는 문제가 생겼다. 여름 무더위와 가뭄 탓에 송이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출하가 늦어지고 있다. 온도와 습도가 맞아야 잘 자라는 까다로운 성격의 산송이라, 비가 적고 무더운 여름 기상이 문제였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 내린 비와 이번 비로 송이가 호기를 만나지 않을까 기대가 크다. 경북도내 평년 송이 수입이 1천억원대라 하니, 최근의 비는 수백억원의 가치가 있다. 올해 봉화송이축제가 예년과 다름 없이 대성황을 이루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