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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행정을 확고히 정착시켜라

등록일 2013-09-12 02:01 게재일 2013-09-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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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일방통행식 행정, 전문성 없는 행정, 시민을 무시하는 행정, 의회를 배제한 행정, 지도 단속을 게을리해서 휴유증을 양산시키는 행정, 규정을 무시한 행정, 정실 의혹이 많은 행정, 영향력 있는 세력에 약한 행정, 세출예산에 문제가 있는 행정 등등 부실과 비리로 얼룩진 행정이 아직 많다.

말썽 많은 포항음폐수처리장에 대해 포항시의회가 행정감사를 실시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점이 적발됐다. 5월10일 입찰공고를 내고 6월4일에 시공사가 결정돼 착공에 들어갔는데, 기가 막히는 것은 입찰공고도 내기 전인 4월에 한국환경공단을 시공사로 결정했고, 착공도 하기 전인 4월19일과 5월3일 두 차례에 걸쳐 공사비를 지급했다. 그것도 총공사비 80억원 중 64억원을 지급하고 준공 이전에 전액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사업추진 실적에 따라 사업비를 지급한다`란 규정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이다. 반드시 진상을 파헤쳐야 할 비리다.

악취 제거를 위해서는 미생물을 배양해야 하고, 여름 무더위에는 미생물이 살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냉각기를 구비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 시공사는 냉각기 설치를 누락시켰다. 한국환경공단이 전문지식이 있는 기관인지 의심스럽다. 냉각기를 새로 설치하기 위해서는 12억원이라는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예산낭비도 문제지만 인근 주민들의 고통은 인내의 한계를 넘는다.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검사를 한 결과 악취, BOD, COD, SS(부유물질) 모두 기준치보다 엄청나게 높았고, 그외 28개 조사항목에서 거의 다 기준치를 초과했다.

당초 수요량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용량이 모자라는 시설을 한 실책에다가 미생물까지 죽여버렸으니 오염폐수가 그대로 형산강으로 흘러들었고, 인근 주민들은 더 이상 악취를 참지 못하고 포항시를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책임감 없고 무성의한 행정에다가 규정을 무시한 사업비 지급 등 비리로 점철된 음폐수처리장 건설사업이었다. 문제는 포항시의 부실행정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사업 벌이기는 잘 하는데,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양덕 승마장 건설사업은 일방통행식 추진 때문에 80% 공사 진행중에 백지화시켰고, 죽도시장 노점상 이전 사업은 기존 상인과 이전 노점상 간의 마찰이 심각도를 더해간다. “세금 안 내고 장사하다가 이제는 남의 상권을 침범한다”는 기존상인의 불만은 타당하다. 이런 문제점을 미리 알아서 대책을 세운 후에 철거사업에 착수했어야 했다. 계획성도 없고, 전문성도 없고, 규정도 무시하며 밀어붙이기로 `일 저질러 놓고 보는`포항시 행정은 하루 빨리 `책임행정`으로 돌아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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