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한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등록일 2013-09-03 00:02 게재일 2013-09-03 19면
스크랩버튼
“국토는 몸이고 역사는 정신이다”란 말에 공감하지 않는 국민이 없다. 입시에서 국사는 선택과목에 불과했기 때문에 역사공부에 취미 있는 학생들만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수능 필수가 되면 모든 학생이 국사를 배워야 하니 입시과목에 넣어서라도 국사를 가르쳐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사교육과 관련해서 `곤란한 일`이 있었다. 교과서 내용이 좌파 성향이라는 점이었다.“좌파정권 10년 간 역사학계는 좌파 학자들이 장악했다”는 말이 나왔고, 상당수 교과서의 내용이 그런 경향을 보였다.

`친일파 논쟁`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북한의 정책을 찬양하면서 남한의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이 있었고 역사적 정통성이 북에 있는 듯한 기술이 있어서 이른바 친북성향의 국사교과서라 낙인찍었다. 한국사의 큰 줄거리는 일제 초기 일본 역사학자들에 의해 편집됐기 때문에 민족정신을 말살하려는 내용, 당파싸움 같은 부끄러운 내용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도 문제였다. 그 식민지배 역사관을 바로 잡는 것도 숙제였다. 그래서 “국사 교육도 좋지만 제대로 된 국사교과서 편성이 우선”이란 말이 나왔다.

보수성향의 학자들이 집필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이 최근 국사편찬위원회의 검정 심의를 통과했다. 5·16에 대한 기술이 달라졌다. “5·16 군사 정변은 헌정을 중단시킨 쿠데타였다. 하지만 반공과 함께 자유 우방과의 유대를 강조하였다. 대통령 윤보선은 쿠데타를 인정하였다. 육사 생도도 지지 시위를 하였다. 미국은 곧바로 정권을 인정하였다”로 고쳐 실렸고 `5·16공약`이란 표현도 `5·16혁명공약`이란 용어로 교체됐다. `좌파적 색깔`이 많이 희석된 국사교과서들이 나온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한국사 교육의 방법론이다. 역사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이야기식 국사 교육`으로 해야 한다는 논자도 있고 어떤 공부든 암기와 무관한 과목을 없으니 국사도 암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하는 논자도 있다. 양 편 다 일리 있는 논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식으로 재미 있게 가르치고, 암기력도 키우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들이 나오면서 사람들은 `암기의 필요성`과 작별했다. “암기력 좋은 사람이 공부 잘하고 성적 잘 받는 유능한 인재”라는 평가는 시효가 지나버렸다. 전자기기가 모든 암기사항을 대신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암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이것은 숱한 문제점을 낳았다. `두뇌속 지식의 창고`가 텅비게 된 것이다. 이것을 `디지털 치매`라 부른다. 지식의 창고가 비면 `사고력`이 빈약해진다. 그래서 현대인은 `뇌 없는 인간`이라 불린다. 역사과목이 암기과목이 돼도 좋은 이유다.`즐겁게 암기하는`역사과목이 되게 해야 하겠다.

공봉학의 인문학 이야기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