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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신뢰 쌓아 기대치 높일 것”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9-03 00:02 게재일 2013-09-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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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아이들 멤버들 예능·드라마 등서 활약
“링거를 맞아가며 마흔 시간을 못 자고 어제 스케줄까지 소화했어요.”(박형식)

MBC TV `진짜 사나이`에서 `아기 병사`로 뜬 박형식이 살인적인 스케줄에 지친 듯 천진한 얼굴로 하소연을 한다.

가수 보아와 함께 KBS 2TV 2부작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촬영을 마치고 헐레벌떡 달려온 임시완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들이 속한 9인조 그룹 제국의아이들<사진>은 멤버별 활동에서 쏠림 현상이 심하다. 지금껏 황광희가 `예능돌`, 김동준이 `만능 체육돌`, 임시완이 `연기돌`로 아이돌 시장을 아울러 두각을 나타냈다면 올해는 박형식의 인기가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탔다.

팀 안에서는 우스갯소리로 황광희에게 `유성(떨어지는 별)`, 박형식에게 `신성(새로운 별)`이란 별명을 지어 부를 정도다. “1년에 한 명씩 떴다”며 “다음 차례로 케빈, 문준영”을 꼽기도 한다.

일부 멤버가 바빠지면서 개별 활동이 없는 멤버들도 갑절로 힘들어졌다. 이들이 드라마, 예능, 광고 등의 스케줄을 마친 후 새벽에 모여 연습해야 하고, 이들이 빠질 때를 대비해 여러 버전의 안무를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하민우는 “이번엔 메인 보컬들의 스케줄이 많아져 이들이 빠진 행사 때는 파트를 채우느라 고생”이라고 웃었다. 최근 한 음악 프로그램 대기실에서 제국의아이들을 만났다.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팀을 알린 뒤 멤버들의 개별 활동으로 이어진다면 올해 4년차인 제국의아이들은 팀보다 멤버들이 먼저 떠 일반적인 흐름에 역행했다. 심지어 그간 인지도가 급상승한 멤버들이 제국의아이들로 활동 중인지도 각인되지 못했다. 그룹의 브랜드 파워가 약했던 건 널리 불린 히트곡이 없기 때문. 가요계에서도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을 거론한다.

“데뷔 전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선보여 주목받았어요. 하지만 팀의 콘셉트가 뚜렷하지 않았고 음악도 아쉬움이 있었죠. 두 달에 한 번씩 음반을 내는 여느 그룹과 달리 새 음반을 내는 기간도 길었고요.”(박형식, 하민우)

최근 이들은 미니앨범 `일루전(Illusion)`을 발표했다. 일부 멤버의 인기 고공 행진을 고려할 때 타이틀곡 `바람의 유령`의 음원 성적은 다소 아쉬웠을 수 있다.

황광희는 “이번 앨범으로 쐐기를 박을 줄 알았다”고 웃으며 “예전에는 한 그룹에서 인기있는 멤버들이 있으면 노래의 반응도 함께 좋았는데 요즘은 가수의 인지도에 휘둘리지 않고 대중의 귀가 한층 냉정해진 것 같다”고 시장을 분석했다.

이같은 결과에는 멤버들이 보컬, 랩, 작곡 실력 등 아이돌 시장에서 분야별 대표 선수로 꼽힐 만큼 음악 재능을 보여줄 기회가 부족했던 탓도 있다. 멤버들은 음악적인 신뢰를 쌓아 기대치를 반드시 높이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김동준은 “나와 케빈, 박형식이 KBS 2TV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다”며 “그간 알앤비(R&B) 풍의 보컬인 케빈, 발라드에 강한 박형식 등 각자의 음악 실력을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가려진 재능을 보여줘 낮은 기대치를 한방에 높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체 반성에도 불구하고 제국의아이들이 `드디어 떴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상황.

`바람의 유령`은 엑소와 크레용팝의 기세에 밀렸지만 KBS 2TV `뮤직뱅크`에서 3위까지 올랐다. 팀 행사비는 4배가 뛰었고 박형식이 라면·의류·과자·음료, 황광희가 음료·유통업체, 임시완이 화장품 등 광고 노출도 부쩍 늘었다. “개별 활동 수익은 각자에게 분배된다”고 설명한다.

제국의아이들은 어떤 의미인지 묻자 `엄친아`로 불리는 임시완이 답했다.

“둥지죠. 다른 그룹과 달리 개별 활동이 많은데 둥지를 벗어나서 힘차게 날갯짓을 하고 반드시 다시 돌아오는 둥지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받아 더 멀리 날아가는 거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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